민간인 사상 느는데.. 유엔, 美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 무산

김광태 2021. 5. 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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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연일 맹폭
어린이 등 사망자 200명 육박
하마스도 주거지에 로켓 공격
안보리 소집 불구 결과물 못내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안파된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를 수색하는 팔레스타인 구조대원들 당국자들 [EPA=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전날 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 17명의 시신을 앞에 두고 추모객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 7일째를 맞은 이날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42명)가 나왔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공습을 8일째 이어갔다. 전날 42명의 최다 사망자가 나온 공습보다 더 강도높은 폭격을 감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전역에서 10분여간 폭격을 계속했다. 앞서 공습 7일째인 16일에는 가자지구에서 하루 기준으로 최소 42명이 숨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0일 무력 충돌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2014년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공습으로 최악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가자지구 응급구조대원 사미르 알-카티브는 AP 인터뷰에서 "14년을 일하는 동안 이런 수준으로 파괴된 것은 보지 못했다"면서 "2014년 전쟁 당시에도 이렇진 않았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TV 담화에서 공격이 "전력을 다해 계속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 로켓을 퍼부었지만 이스라엘의 대공방어 시스템 '아이언돔'의 요격 덕분에 인명피해가 적었다. 이스라엘 구조당국에 따르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 한 발이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의 한 시나고그(유대교회당)에 떨어졌으나 사상자 수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미국 보수 성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한 주간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2800여발 정도 쐈지만 아이언돔의 요격 덕분에 이스라엘의 인명피해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16일 현재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어린이 55명을 포함해 188명이지만 이스라엘측은 10명으로 차이가 현격하게 나는 것도 아이언돔의 방어력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로켓포 가운데 90% 정도를 아이언돔이 방어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대니 야톰 전 국장은 "하마스가 전례 없이 동시다발로 로켓포를 쏴 아이언돔을 뚫어보려 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아이언돔이 무력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WSJ는 하마스 로켓포 공격의 20%가 집중된 아슈켈론을 아이언돔의 성능이 발휘된 곳으로 꼽았다. 인구 약 15만명의 이 도시는 가자지구 경계와 약 13㎞밖에 떨어지지 않아 하마스가 로켓포를 쏘면 수초 안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인명피해가 3명에 그쳤다.

또 수직 방향으로 기동하는 하마스의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을 만큼 아이언돔의 성능이 개량됐다고 WSJ는 소개했다.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롱크 연구원은 "아이언돔은 특정 시간 안에 800발을 발사할 수 있다"라며 "하마스가 이 시스템을 능가하기는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2011년 이스라엘군에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16억 달러의 미국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이 개발에는 이스라엘 군수회사 라파엘과 IAI가 참여했고, 미국 레이시온과 협력해 미군용 아이언돔이 생산중이다. 이스라엘과 지난해 국교를 맺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인도와 아시아 지역 일부 국가가 '실전'에서 성능이 입증된 아이언돔을 도입하려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하마스의 보복 로켓포 공격의 악순환에도 국제사회의 분쟁을 조정할 유엔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사태가 처참하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지만 유엔 안보리는 이스라엘 우방인 미국의 반대로 공동 성명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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