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곰팡이균 감염병에 사이클론까지..인도, 잇따른 악재

김세희 2021. 5. 1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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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FP]


눈이 붓고 시력을 잃다가 사망하는 병. 이른바 '검은 곰팡이'로 불리는 털곰팡이증이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부터 30~40만 명 안팎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 지옥'으로 불리고 있는 인도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 실명 뒤 사망까지…코로나19 이어 '검은 곰팡이' 비상

외신들은 최근 인도에서 털곰팡이증(또는 모균증, mucormycosis)에 감염돼 실명하거나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특히 심각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이미 8명의 환자가 곰팡이균 감염으로 사망했고 200여 명이 치료 중이라고 PTI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밖에 뉴델리와 푸네 등 여러 주요 도시에서도 이 같은 환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털곰팡이는 흙이나 썩은 과일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이에 감염되는 털곰팡이증은 희귀한 감염으로 분류됩니다. 일단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눈과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치사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털곰팡이증은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게서 가끔 발견되지만 최근 인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잇따라 감염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현지 의학계는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염증 방지를 위해 복용한 스테로이드가 털곰팡이 감염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면서 곰팡이균 감염 가능성을 높였다는 겁니다.

■ "눈이나 턱뼈 절제하기도"…환자들 뒤늦게 병원 찾아

털곰팡이증을 앓더라도 8주가량 항곰팡이 정맥 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감염이 진행된 이후 뒤늦게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이를 막기 위해 의료진이 안구나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최근 자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뭄바이의 안과 의사 아크샤이 나이르는 지난 9일 BBC에 "지난달에만 40명의 곰팡이균 감염 환자를 만났는데 이 가운데 11명은 안구를 제거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뭄바이 시온 병원의 의사 레누카 브라두도 "지난 두 달 동안 24건의 관련 환자가 보고됐고 이 중 11명은 시력을 잃었고 6명은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감염자 대부분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지 2주 정도 지난 중년의 당뇨병 환자였다"고 덧붙였습니다.


■ 남자 간호사에 성폭행당한 여성 확진 뒤 사망

'검은 곰팡이'로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남성 간호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16일(현지시간) 지난 4월 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43세 여성이 보팔기념병원에 입원한 뒤 이 병원 남성 간호사인 산토시 아히르와(40)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아히르와는 이 환자를 화장실로 데려가 성폭행했고 여성은 곧바로 담당 의사에게 상황을 알렸습니다. 병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아히르와는 보팔중앙형무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폭행을 당한 이 여성은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인도의 한 화장장


사이클론까지 상륙...천재(天災) 피해 최소화 바라며 대비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인도에 대형 사이클론까지 접근, 인명·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에는 18일 오전 대형 사이클론까지 상륙할 전망입니다.

이미 강력한 바람과 비가 몰아치면서 곳곳에서 주택이 훼손되고 단전,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카르타나카주와 고아주에서 각각 4명과 2명이 숨졌고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는 어선 31척이 강풍에 휩쓸렸습니다.

구자라트주에서는 15만 명 이상이 대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천 명의 국가재난대응군(NDRF)은 물론 군 병력과 항공기 등도 파견돼 긴급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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