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탄탄한' 작품들..부산 컬렉터 취향저격

2021. 5. 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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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결실 글로벌 주목..'아트부산페어'
개막날 1만5000명..나흘간 8만명 몰려
총매출 350억 국내 아트페어 '최고기록'
게오르그 바젤리츠 회화 18억 5000만원
거장 이우환 작품 걸리기 무섭게 판매
안토니 곰리·이건용 등 '솔드아웃' 행진
사진 ①
사진 ②
사진 ③
사진 ④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아트부산을 찾은 관람객은 8만여명, 총매출은 35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람객수로는 10년 아트부산 역사상 최대, 매출규모는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다액을 기록했다.

아트부산의 ‘대박 조짐’은 오픈 전부터 감지됐다. 4일 VIP 프리뷰 시작시간 전부터 십 여 미터의 긴 줄이 형성됐고(사진①) , 해운대 근처의 주요 호텔은 방을 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현장에서는 ‘역대급’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은 물론 참여한 갤러리들의 수준도 격이 높아졌다.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주목받는 갤러리들이 앞다퉈 참여하면서 국내갤러리들도 좋은 작품을 선별한 것이다. 판매실적도 ‘역대급’이다.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시리즈로 뜨겁게 달아오른 미술시장의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는 평가다.

지난해 독일 표현주의 거장인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대형회화로 최고가 작품(120만 유로·한화 약 14억원)을 출품하며 관심을 끌었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는 올해도 같은 작가의 회화 ‘줄을 서시오’(사진②)(Die Reihen geschlossen·2019)를 135만 유로(약 18억 5000만원)에 부산지역 기업가에게 판매했다.

VIP프리뷰 첫 날 독일작가 다니엘 리히터의 대작 ‘Sick Music’을 7억원대에 젊은 컬렉터에게 넘기는 한편, 6억 원 대의 안토니 곰리 인체 조각도 판매에 성공했다. 로팍은 오는 10월 서울 한남동에 지점을 오픈한다. 아시아 최초다. 황규진 아시아 디렉터는 “작년 아트부산에서의 놀라운 성과가 갤러리의 첫 아시아 지점을 서울에 오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에 기반을 둔 페리지 프로젝트는 미국작가 도나 후안카(사진③)의 퍼포먼스 대형 회화작품 6점을 비롯 출품작을 완판시켰고, 서울옥션 홍콩갤러리 SA+ 부스에서는 11억 원이 넘는 아르헨티나 작가 루시오 폰타나의 작품과 수 억 원대 조지 콘도 회화를 판매했다.

중국계 갤러리인 탕 컨템포러리 아트는 아이 웨이웨이의 두 작품과 자오 자오의 코튼 시리즈를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다음주 오픈 예정인 아트바젤 홍콩에서 판매 예정이었던 작품들까지도 모두 아트부산에서 판매했다.

국제갤러리는 7억원대의 유영국 ‘작품’(1978)과 3억 원대의 하종현 회화 2점을 비롯 우고 론디노네, 제니 홀저, 강서경, 박진아, 양혜규의 작품 등 출품작 대부분을 판마하는데 성공했다.

지갤러리는 조지 몰튼 클락의 신작 회화 7점을 VIP프리뷰 첫날 솔드아웃 시킨데 이어 마이클 스코긴스의 회화 7점도 모두 판매했다. 전시장 곳곳에 나온 김창열 작품은 대부분 솔드아웃 됐고, 이우환 작품도 걸리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특히 이건용 회화 인기가 컸다. 리안갤러리에선 이건용의 작품 5점이 모두 판매됐고, 갤러리현대에서도 2억1000만원짜리 대형 회화가 판매된 데 이어 1000만~2000만 원대 드로잉 작품 19점이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매출면에서 폭발적 성장을 기록한 아트부산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관객들이다. VIP 개막날 전시장을 찾은 인원은 약 1만5000명, 이후 나흘간 8만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아트페어에 목말라 하는 서울의 컬렉터는 물론 까다롭기 그지없는 부산 컬렉터들까지 전시장을 누볐다.

한 부산 컬렉터는 “전시장에 잘 안다니는 기존 부산 큰 손들은 물론이고, 백화점 VVIP이지만 미술쪽은 잘 모르는 신규 컬렉터들이 대거 나타났다”며 “부산 컬렉터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에서 온 한 컬렉터는 “마음에 들어서 찜해 놨다가 한 바퀴 돌고 오면 이미 판매되서 난감했다”며 “시장이 부글부글 끓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판매 부문 뿐만 아니라 비판매 전시 부문인 특별전 세션도 관객들 사이 포토스팟으로 등극했다. 연어, 빙어, 유럽 잉어 풍선으로 채워진 필립 파레노(사진④)의 ‘내 방은 또 하나의 어항’(My Room is Another Fish Bowl)은 어린 관객들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2016년 영국 테이트모던 터바인홀 커미션작이다.

올라퍼 엘리아슨이 2019년 테이트모던 개인전에서 선보인 ‘유어 해프닝, 해즈 해픈드, 윌 해픈’(Your happening, has happend, will happen·2020) 앞에도 긴 줄이 형성됐다. 관람객의 그림자가 7가지 색으로 나눠지는 작품으로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색상의 강도, 위치, 크기가 달라진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아트부산은 한껏 고무됐다. 변원경 아트부산 대표는 “아트페어에 출품되는 작품과 전시 수준을 높이려는 아트부산의 노력은 갤러리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이어졌고, 관객참여형 특별전 10개를 유치해 초보 컬렉터들 또한 주눅들지 않고 아트페어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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