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폭파' 다룬 韓 다큐..日우익 노골적 상영 방해
[앵커]
1970년대, 일제 전범 기업들에 테러를 가했던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최근 일본에서 개봉했습니다.
한국인 감독의 작품인데, 일본 우익들이 이를 '반일 영화'로 규정짓고 노골적인 상영 방해에 나섰습니다.
요코하마에서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영화 상영 즉시 중지하라."]
일본 요코하마의 한 영화관 앞.
확성기를 단 우익 차량들이 이른바 '소음 시위'를 벌입니다.
[일본 우익 시위 : "폭탄 테러를 반복해 온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 자금을 모금하려는 영화입니다."]
지난 3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의 상영을 중단시키려 압박을 가하는 겁니다.
영화는 1970년대, 전범 기업들에 잇따라 폭탄이 터뜨린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범 기업들은 일본 제국주의 핵심에 기생, 식민주의에 참여해 식민지 국민의 피로 살을 찌웠다."]
일련의 사건은 가해의 역사를 지우려 애쓰던 일본 사회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우익들이 이 영화를 극렬히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영화관에 남성 2명이 찾아와 "반일 영화 상영을 멈추라"며 장시간 소란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극장 관계자 : "영화관 안까지 들어왔는데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까 무섭잖아요. 신변에 엄청난 위협을 느껴서 비상문을 통해 도망쳤어요."]
일본 내 30여 개 상영관 가운데 한 곳은 "소음 등으로 주변에 폐를 끼쳐 괴롭다"면서 결국 영화를 내렸습니다.
배급사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마나기 이즈타로/배급사 자문 변호사 :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입니다. 형사 사건으로 경찰이나 수사 기관에 확실한 조사를 의뢰하려고 합니다."]
우익들은 3년 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위안부 관련 영화 '침묵'의 일본 내 상영을 방해했다가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린 바 있습니다.
요코하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훈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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