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오해 편견 깬 '나의 첫 아프리카 수업' 책 발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미개한 사람들이 사는 원시의 땅, 가난과 굶주림, 전쟁과 갈등 등 아프리카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부정적 고정 관념을 깨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아프리카를 알리는데 앞장설 겁니다"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 연구원으로 아프리카 연구를 이어온 김유아(43) 씨는 최근 아프리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나의 첫 아프리카 수업'을 발간했다.
그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경제성장률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아프리카의 현재를 알려 서구의 경제적 논리로 박제된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며 "감성적 호소가 아닌 각종 데이터 등 객관적 정보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소개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고려대 불문과를 나온 그는 2009년 한국국제협력단에 입사해 아프리카인 초청 연수 업무를 맡게 되면서 아프리카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2년 반 동안 5천여 명의 연수생을 만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깨졌다고 한다.
가난하지만 패배주의에 빠져있지 않았고, 미래를 개척하려는 강한 의지와 무엇보다도 따듯한 마음을 가진 연수생들을 만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이 싹텄다. 현지 출장을 다녀오면서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연구를 하기로 해 2012년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에 들어가 아프리카 지역학을 공부했다.
이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을 거쳐 외교부 산하의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에서 아프리카 지역 교육 분야를 연구했다. 그 사이 현지조사과 개발협력사업 평가·모니터링을 위해 케냐, 에디오피아, 알제리, 세네갈, 르완다 등 아프리카 곳곳을 방문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했다.
2016년에 한국 사회과 교과서의 아프리카 정보 오류를 분석한 '아프리카 이해 제고 방안 연구'를 수행하면서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아프리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대표적 편견과 관련 그는 "첫째로 아프리카에는 흑인만 살지 않는다. 세계적 록밴드 퀸의 보컬이었던 백인 프레드 머큐리가 탄자니아의 작은 섬 출신이며 '반지의 제왕' 저자인 J.J.R 톨킨이나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것처럼 백인도 많다"고 설명했다.
유전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뿌리 깊은 인종 차별, 한여름 대구보다 온도가 낮은 곳이 많음에도 아프리카는 항상 덥다는 오류, 국가의 안전과 보안지수를 측정하는 세계평화지수에서 21개 아프리카 국가가 미국보다 높은 순위에 있음에도 아프리카는 항상 위험하다는 선입견, 아프리카 사람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며 NGO 등에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빈곤 포르노' 광고,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가 있음에도 저평가된 아프리카 역사 등도 바로 잡아야 할 오해라고 꼽았다.
김 연구원은 "정보의 왜곡과 오류도 문제지만 현재까지도 국내 초·중등 교육과정에 아프리카에 대한 소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사람들이 객관적 시각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초·중동 교과서에 동북아시아, 서·북유럽, 북아메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른다. 반면 중1 과정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비중은 10%다. 고등학교 세계사에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소개 비중은 5% 미만이다.
그는 "책에서는 편견 깨기뿐만 아니라 분쟁과 낙후된 현실 등 아프리카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을 위한 공동체의 노력도 소개했다"며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의 개발 협력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인의 자구 노력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정보도 담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래의 파트너인 아프리카를 세계시민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아닌 잠재력과 가치를 가진 대륙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교에서 교육과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서구사회가 더 뿌리 깊기에 영어나 불어로도 책을 펴내고 세마나 등도 열어서 인식 교정에 계속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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