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사려고 모은 용돈 '이웃사랑' 계란 기부..'나눔의 큰 물결' 만든 초등생
[경향신문]
양계협회, 표창·상품권·계란 기부
칠곡군 공무원 ‘게임기 선물’ 격려
“저축해 게임기 사 준 분 이름 기부”
왜관초3 육지승군, 아버지와 약속
게임기를 사려고 모았던 용돈을 기부한 초등학생의 사연이 알려진 후 또 다른 선행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칠곡군은 17일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이 군청을 찾아 이 지역에 사는 육지승군(9·왜관초3·사진)에게 표창장과 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칠곡군에 계란 200판도 기탁했다. 대한양계협회의 칠곡 방문은 최근 육지승군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이뤄진 것이다. 육군은 지난 8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계란을 사서 기부했다. 영양가가 높은 계란이 이웃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평소 갖고 싶던 전자 게임기를 사려고 지난 3년간 모았던 약 50만원을 ‘이웃사랑’을 위해 내놨다.
당시 육군은 왜관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활동하던 아버지 육정근씨(44)에게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힘들어하는 이웃의 이야기를 접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기부한 돈으로 산 계란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마련한 생필품과 함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에게 전해졌다.
육군은 “게임기 대신에 계란을 산 것을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17일 대한양계협회에서 받은 상품권 20만원도 이웃을 돕는 데 쓰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칠곡군 공무원 이경국씨(32)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50만원 상당의 게임기를 육군에게 선물했다. 이씨는 “게임기를 간절하게 갖고 싶어했을 지승군의 마음을 알 것 같다”면서 “유혹을 이기고 나눔을 선택한 모습에 작은 선물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육군 아버지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변질될 수 있어 망설이다 결국 아들에게 게임기를 받게 했다. 다만 아이와는 “저축을 해서 나중에 (게임기를 준) 아저씨의 이름으로 50만원을 기부하자”는 약속을 했다고 칠곡군은 전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한 초등학생의 작은 나눔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면서 “기탁받은 계란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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