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18은 살아있는 역사..국민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

2021. 5. 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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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낸 '5.18 메시지'..대선 행보 디딤돌 되나?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입장을 냈다. '헌법주의자'를 자처해온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헌법 정신의 한 근간인 5.18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만,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은 내용도 담겼다.

윤 전 총장은 17일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5.18은 41년 전에 끝난 것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며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5.18은) 어떤 형태의 독재와 전체주의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을 새겨 어떤 독재에도 분연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재와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게 자유민주주의"라고도 했다.

지난해 8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했던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는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은 살아있는 시대정신이자 헌법정신"이라며 "5.18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지만 5.18을 계기로 국민을 무서워하게 됐고, 결국 6월 항쟁으로 이어져 지금의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다만 5.18에 대한 자신의 입장 표명은 "정치적 발언이 아닌 대한민국을 사는 책임있는 지성인이자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하는 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헌법정신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검찰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해 왔다"며 "국민이 많이 희생된 사건이고 지금의 헌법이 태동된 사건인데 여기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공적인 위치에 있었던 인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광주 5.18 묘역 참배 예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5.18 당일이나 그 직전에 참배할 계획은 없다. 다만 추후 적절한 시점에 직접 방문해 참배할 예정"이라고 윤 전 총장은 밝혔다.

윤 전 총장 본인이나 주변에서는 그가 대학 재학 시절 5.18 모의법정에서 검찰 역을 하며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일화 등을 들어 '윤 전 총장으로서는 5.18에 대해 입장을 안 내고 그냥 지나가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헌법주의자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역사적 사건이자,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의 막말 사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5.18 왜곡 처벌법' 등 최근까지 주요 정치 사안의 배경이 돼온 5.18에 대한 '자연인 윤석열'의 입장 표명은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이 야권 대권주자 중 1위를 점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여서 정치권, 특히 야권의 관심에는 절박함까지 묻어 있다. 이번 5.18 관련 입장 표명이 공개적 행보의 효시가 되지 않을지 가늠해 보려는 이들도 많다.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향후 정치·사회적 사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활성화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적어도 한 달 내에는 특별한 계획은 없는 상태다.

특히 대선 도전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서둘러 의사 표시를 할 생각은 없는 상태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은 선거일 3개월 전부터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12월 9일부터"라며 "정당인들은 정당 내 잠재적 후보 발굴 등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정당인이 아닌 윤 전 총장은 대선 관련 언행을 할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등 기성 정당에 입당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은 편으로 알려졌다. "지금 국민의힘 정체성이 뭔지, 누가 그 당을 대표하는지, 어떤 정강정책을 가진 당인지 자신들도 모르지 않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국민의힘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입장 정리 또한 적어도 새 당 지도부가 선출되는 6.11 전당대회 이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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