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승"..PGA 투어 첫승 이경훈 인터뷰 전문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21. 5. 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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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이경훈이 17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활짝 웃고 있다.AFP|연합뉴스


챔피언 퍼트는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이경훈도 17일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오랫동안 꿈꾸며 기다려왔던 챔피언 퍼트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경훈은 “전에 우승하면 어떻게 할지 많이 생각해봤었다”면서 “멋지게 세리머니도 하고, 하이파이브 등 많은 것들을 생각했었는데, 막상 우승하려고 하니 너무 흥분되어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너무 기쁜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식 기자회견의 일문일답.

-오늘 우승 축하한다. 첫 우승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승이다. 지금도 진짜 믿기지 않고 감사하고 너무 행복하고 그렇다.”

-우승의 원동력을 꼽는다면.

“이번주에 아이언도 잘됐고, 티샷도 잘됐고, 다 잘됐다. 사실 최근 몇 달 동안 퍼트가 잘 안 됐었다. 그러다 이번주에 퍼터를 바꿨다. 원래는 말렛 형을 쓰다가 캘러웨이 일자 앤써 타입으로 바꿨는데 그게 너무 잘되어서 우승의 큰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피닉스오픈에서 준우승 경험을 했던 것이 이번주 우승 경쟁에 도움이 되었는가.

“그때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참고 기다리면 기회가 오겠구나’ 이런 걸 많이 배웠다. 이번주도 계속 내 플레이하면서 기회를 기다렸다. 그랬더니 마지막까지 플레이를 잘 할 수 있었고 이렇게 우승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게 긴장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는데.

“오늘 시작할 때는 그렇게 긴장을 안 했는데 비가 와서 중단되고 나서 나머지 세 홀 칠 때는 긴장이 많이 됐다.”

-번스가 첫 홀 보기를 했고, 당신은 3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그게 오늘 우승에 계기가 된 것 같은가.

“사실 번스가 어떻게 쳤는지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초반에 버디를 세 홀 연속 잡으면서 흐름이 되게 좋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긴장도 많이 풀리고 퍼트에 자신감도 있다 보니까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갔던 것 같다.”

-다음주 PGA 챔피언십과 내년도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었다.

“일단, 진짜 믿을 수가 없다. 너무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다. 메이저에 나가서 경험을 쌓고 또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해서 좋은 기회를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현재 투어에 강성훈, 임성재, 김시우 등 한국 선수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일단 한국인 동료가 있다는 것은 되게 좋은 것 같다. 선수들이 잘하고 있으니까 서로 자극이 되기도 한다. 밥을 같이 먹기도 하고, 아니면 그린에서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서로 잘 되고 이렇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7월에 딸이 태어나는 거로 아는데 오늘 우승과 곧 아빠가 되는 것이 함께 얼마나 특별한 일인가.

“7월이면 딸이 태어나는데 진짜 큰 선물인 것 같다. 아내가 아이를 임신하고, 너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 감사한 일도 너무 많았다. 아빠가 된다는 것이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지만 딸이 태어나면 진짜 예쁘게 잘 키우고 싶다.”

-특별히 감사하고 싶은 사람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한국은 새벽 시간일 텐데 끝까지 봐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스폰서와 가족들까지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유명한 선수들이 뒤에서 많이 쫓아 왔는데 걱정이 되었는가.

“솔직히 내 플레이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냥 누구랑 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코스랑 나만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부담을 느낀 건 없었던 것 같다.”

-시즌 말 투어 챔피언십에 갈 수 있는 순위까지 올라갔는데 남은 시즌 목표는.

“당연히 계속 잘해서 투어 챔피언십까지 가는 게 목표다. 앞에 놓인 대회에 최선을 다하면서 시즌을 잘 마치고 나면 30등 안에 들어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이경훈은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2020~2021시즌 페덱스컵 랭킹이 84위에서 29위로 껑충 뛰었다. 이경훈이 페덱스컵 랭킹 30위 이내를 계속 유지하면 페덱스컵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갈 수 있다. 지난주 137위였던 세계랭킹도 59위로 78계단이나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23위 임성재와 50위 김시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위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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