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번엔 김동연 띄우기 "흙수저 출신, 드라마틱한 스토리"

"박근혜·이명박 정부서도 중용..준비 많이 한 듯"
여권서는 이재명 지사 가장 위협적인 인물로 꼽아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대권과 관련한 전망을 또 한번 내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이번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가 움직이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어젠다를 들고나오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 김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도 중용됐다"며 3개 정부에서 모두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만큼 전문성과 정무 감각, 확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그간 과정을 보면 엄청난 노력형이다. 자기가 추구하는 목표 달성 위해서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이니까 (중략)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해 설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론상에선 (김 전 총리가) 뜨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 경제 상황이 올가을부터 내년 사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제대통령' 얘기를 꺼내 들며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8년 12월5일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여권서는 이재명 지사가 가장 위협적"

김 전 위원장은 내년 대선 구도와 관련해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양자 대결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여권에는 빅3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가 제일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빅3는 이 지사와 함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의미한다.

이 지사는 친문(親文) 세력에 의해 최종 후보가 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친문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당 대표 경선 결과를 보면 근소한 차이로 송영길 후보가 당선됐지만, 옛날처럼 친문이 나섰다면 홍영표 후보가 됐을 것이다. 국민 민심을 등지고는 무엇도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초선 의원이 잇달아 출사표를 내며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에 대해서는 "당선되든 안 되든 지도부 형성에 국민적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시대가 바뀌어 일반 국민이 국민의힘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며 "과거 정치했던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면 국민이 과연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홍준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전당대회 전에 하느냐, 후에 하느냐만 남았다"며 "당의 컨센서스가 형성될 때를 기다려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