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스크 착용 완화' 깜짝발표 막전막후.."잘못 다뤄진 올바른 결정"
비판론자 "바이든에 이익되는 시점에 급작스런 발표"
WP "백악관은 전날밤·바이든은 당일 아침에야 알아"
"트럼프와 달리 CDC 무개입 방침이 소통부재 초래"
美기업도 혼란.."갑작스럽고 주·지방정부 지침과 충돌"
CDC국장, 이틀만에 “마스크 필수→벗어도 돼”…정치 외압 논란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잘못 다뤄진 올바른 결정’(The right decision wrongly handled)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월렌스키 CDC 국장의 행보에 주목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11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마스크를 언제 벗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공중보건 조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하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당시 그는 “미 국민 중 3분의 1만이 (2차례) 백신 예방 접종을 받았다”며 통계까지 보여주며 많은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감염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13일, 월렌스키 국장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실내외 대부분의 경우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식 발표하며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에 공화당 의원 등 바이든 대통령 비판 세력은 월렌스키 국장의 발표 시점에 대해 “수많은 미국인들이 송유관 해킹 사태로 미 국민들이 주유소에서 길게 줄을 서고 있을 때,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시장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득이 되는 발표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국가적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CDC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WP도 “월렌스키 국장의 갑작스러운 발표는 지난 14개월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극적인 전환점이자 국가가 정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가장 명확한 신호였다. 또 7월 4일까지 미 성인 인구 중 70%가 최소 한 차례 백신 접종을 마치고 국가가 정상화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가속화시켜주는 결정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15명의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 및 전문가 등을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발표가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백악관은 전날밤·바이든은 당일 아침에야 알아”
WP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백악관 역시 발표 전날 밤에야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월렌스키 국장은 11일 청문회 전날인 10일 밤에 마스크 착용을 대폭 완화하는 새로운 지침을 결정했지만,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에게 발표 전날인 12일 저녁 6시에야 이를 알렸다. 백악관 참모들에게 전파된 건 오후 9시쯤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발표 당일 아침에야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렌스키 국장 발표 당일 오후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급작스레 잡혔고, 백악관 참모진은 연설문을 준비하느라 바빠졌다. 백악관에서조차 중대한 결정을 발표 직전에서야 알려준 것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전문가인 안젤라 라스무센 박사는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 입장에선 CDC 지침 발표가 갑작스럽게 180도 뒤바뀐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라며 “이런 지침을 공식화할 때는 투명성이 필요하다. 대중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근거를 이해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월렌스키 국장은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ABC·NBC·CNN·폭스뉴스 등 4개 방송 인터뷰에 잇달아 출연해 “지난 2주간 백신 접종 및 확진 감소 등에 따른 과학적 데이터의 진전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침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보가 가능해졌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발표한 것”이라며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CDC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과학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결정을 내린다”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WP는 “CDC 결정에 지나치게 관여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CDC가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거리를 뒀지만 되레 소통 부족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美기업들도 “너무 갑작스러워…사무실 복귀는 천천히”
한편 미 기업들도 완화된 새 지침 적용과 관련해 혼선을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는 오는 18일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고객과 외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마스크를 착용토록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스트코 역시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일부 주정부 및 지방 정부 지침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미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이상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새 지침에 따라 사무실 복귀 시점을 앞당길 것인지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너무 갑작스럽다며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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