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우석진 "文 정부에게 소주성은 '이별의 끝을 잡고'.. 버리지도 못하고.."

MBC라디오 2021. 5.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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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진행자 > 영혼의 경제학자 명지대 경제학과의 우석진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교수님!

◎ 우석진 > 안녕하세요? 영혼의 경제학자 우석진입니다.

◎ 진행자 > 지난주 금요일에 교수님 포함한 경제학자들이 토론을 가졌다고 하더라고요. 문재인 정부 4년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 토론회라고 하던데요. 평가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후했습니까, 박했습니까.

◎ 우석진 > 일단 박했죠. 박했고, 보수경제학자 진보경제학자 가리지 않고 소득주도성장론의 성과에 대해서는 조금 비판적인 기류가 좀 있는 것이고요. 양쪽으로 다 있는 것 같아요. 예컨대 소득주도성장론 자체가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분도 계시고 원래는 괜찮은 건데 너무 빨리 끝낸 것 아니냐, 아쉬움을 보여주신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 무엇보다도 지난 4년간 사실은 소득주도성장론을 한다면서 소득격차에 집중해왔는데 사실 자산격차가 훨씬 더 많이 커졌거든요. 그래서 청년 세대에 중장기적으로 회복하지 못할 타격을 준 것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조금 어렵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이날 교수님도 참석을 하셨고, 또 한 가지 소득주도성장론의 설계자로 알려진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면서요. 그래서 소주성 이야기를 집중해서 이야기해봤으면 좋겠는데 소득주도성장론 줄여서 소주성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교수님 평가는 어떠세요.

◎ 우석진 > 하여간 그날 홍장표 교수님이 오셔서 굉장히 섭섭하다고 말씀 많이 하셨어요.

◎ 진행자 > 너무 박하다고? 평가가.

◎ 우석진 > 니네가 진보 경제학자라고 그러는데 이걸 보수지나 보수경제학자들이 하는 얘기를 갖고 와서 왜 우리를 이렇게 비판하느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봐요. 하지만 연구진이 봤을 때는 한번 소주성을 세게 검토해봐야 될 시기가 됐다 이렇게 판단한 것이고 저의 판단에는 정책 자체는 괜찮은데 이게 성장론이라고 하는 이런 담론에 너무 집착한 것 아니냐. 그래서 사실 2012년 대선까지 올라가는 거거든요. 그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간발의 차로 졌죠. 캠프에서 검토하고 평가했는데 우리가 성장론이 없어서 진 것 아니냐 해서 우리 성장론을 만들어야 된다 그래서 ILO라고 국제기구가 내세운 임금주도 성장이란 게 있어요.

◎ 진행자 > 국제노동기구.

◎ 우석진 > 그래서 임금주도성장을 우리나라식으로 바꾼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영세자영업자도 많기 때문에 임금을 소득으로 바꾸고 성장 담론을 만들어낸 거죠. 소주성 정책 자체는 크게 보면 세 가지예요. 하나는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는 것, 최저임금 올리는 게 해당되는 것이고, 그다음에 가계지출을 줄여주는 게 있어요. 예컨대 의료비 지출을 줄여주기 위해서 문재인케어를 한다, 이런 게 있고 그다음에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안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란 게 있거든요, 이런 걸 폐지하겠다라는 정책들이 자체 하나하나는 되게 좋은 정책들이에요. 그리고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그런 쪽으로 정책을 이끌어 나가야 되는 건데 이걸 성장정책으로 성장 담론으로 이끌어가니까 인과관계가 사실은 이런 정책을 많이 하면 성장이 되느냐는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거든요. 이걸 성장정책으로 인식하니까 많이 하면 성장이 된다, 이런 논리로 연결되는 거거든요. 그렇지가 않죠, 사실은.

◎ 진행자 > 이게 꼭 성장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 이 말씀이시잖아요.

◎ 우석진 >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데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이건 약간 너무 많이 나간 거라고 저희가 보는 거죠, 사실은.

◎ 진행자 > 그렇게 보시는 이유나 근거를 조금 더 말씀해주신다면, 예를 들어서 최저임금 막 오를 때 예를 들어서 알바나 노동자와 사실 자영업자 사장님 간 일종의 긴장 관계나 공방이 있었던 건데 이런 것들을 떠올리면 되는 겁니까?

◎ 우석진 > 사실은 최저임금이라고 하는 게 원래는 소득재분배정책이라고 하는 건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정부에 돈을 집어넣고 납세 형태로 집어넣고 정부가 재분배해주는 거거든요. 최저임금은 정부가 중간에 끼지 않고 민간에서 민간을 보조해주는 정책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영세자영업자가 20~25%까지 가거든요. 보통 선진국은 10~15%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영세한 자영업자가 영세한 비숙련 노동자에게 임금보조를 해주는 형태가 되니까 상당히 큰 부담이 오게 되는 거죠. 그리고 내수진작을 통해서 우리가 성장을 한다는 그런 전략인데 사실은 올해 성장하는 대부분 동력도 사실 내수에서 오는 건 아니고 우리나라 경제가 해외 부분에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 진행자 > 수출이죠.

◎ 우석진 > 해외 부분이 계속되면서 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성장전략으로 사실 한계가 있는 담론이었다, 이렇게 보는 거죠.

◎ 진행자 >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 소득주도성장 성과가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이렇게 말한 바가 있지 않습니까?

◎ 우석진 > 저는 오히려 반대로 보는데, 사실 소주성이란 정책이 코로나가 오기 전에 이미 상당수 후퇴했거나 폐기됐거나 한 그런 정책이거든요. 예컨대 2017년에 정부가 시작되면서 소주성을 밀어붙였는데 2018년도 초에 나온 경제운영과 관련된 보고서들을 보면, 소주성 굉장히 많아요, 소주성 정책들이 8:2 정도, 혁신성장과 비교해보면 그 정도 되는데 벌써 2018년 여름이 되면 그게 한 분량이 줄어들고, 4:6 정도로 역전돼요. 그래서 그 이후에는 사실은 공식적 정부 문건에서 소주성에 대한 언급이 많이 줄어들었죠. 저는 표현할 때 솔리드의 ‘이별의 끝을 잡고’(* 정확한 제목은 “이 밤의 끝을 잡고” 입니다)라는 노래가 있어요,

◎ 진행자 > 네네

◎ 우석진 > 그런 상태가 아닌가, 소주성이 문재인 정부의 대표 브랜드이기 때문에 버리진 못하는데 이걸 가지고 끌고 가긴 조금 뭐랄까 거시기한.

◎ 진행자 > 그래서 이별의 끝입니까?

◎ 우석진 > 이별의 끝을 잡고 못 놓고 있는 거죠.

◎ 진행자 >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소주성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최저임금이니까.

◎ 우석진 > 경제학의 교훈을 생각해보면 좋은데 경제학 교훈이라고 하는 건 뭐냐면 싸게 많이 살 수가 없고 비싸게 많이 팔 수가 없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싸게 살려고 하면 파는 사람이 없고 비싸게 팔려고 하면 사주는 사람이 없거든요. 이게 시장의 작동 원리예요. 노동도 마찬가지거든요. 노동시장이란 게 임금이 가격인데 높은 임금에 노동을 많이 팔겠다, 이게 성립되지 않아요. 그래서 임금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고용이 줄어들게 돼 있는 거거든요 우리가 벌써 몇 년 전부터 목도해왔지만 캐셔가 많이 없고 키오스크로 많이 바뀌었거든요. 이게 노동이 자본으로 대체가 되는 거거든요. 이게 기본인데 보통은 최저임금이 천천히 올라가면 우리 경제라는 게 그런 충격을 완화하는 그런 장치들이 있어요. 우리 경제학에서는 전가현상이라고 부르는데 내 부담을 남에게 전가한다. 예컨대 기업 같은 경우는 물건값을 좀 올릴 수가 있어요. 아니면 생산에 참여하는 중간재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단가를 조정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현상을 통해서 최저임금의 충격을 완화하는 거에요.

◎ 진행자 > 쉽게 얘기하면 그걸 임금이 올라봤자 또 지출이 그만큼 늘어나니까

◎ 우석진 > 그렇죠. 그게 나쁜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규제를 완화해가는 충격을 완화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과정이 없이 바로 고용으로 다 연결되거든요.

◎ 진행자 > 그런데 예를 들어서 자영업자들이 극진 반발하고 이러다 보니까 일자리안정자금이란 걸 푼 적 있지 않습니까? 올려주는 만큼 정부가 보조해준다 이런 것도 있었잖아요, 정책이.

◎ 우석진 > 최저임금 올리고 나서 현장에서는 곡소리가 나죠. 곡소리가 나니까 정부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소위 최저임금 인상의 절반 정도를 재정으로 고용주에게 지원해주겠다, 이게 일자리안정자금의 아이디어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쉬운 건 뭐냐면 돈을 이렇게 재정으로 쓸 거라고 결단을 할 수 있었다면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릴 필요가 있었느냐.

◎ 진행자 > 그 재원으로 다르게 접근했어야 한다?

◎ 우석진 > 이 돈을 쓸 마음이 있었다면 최저임금을 적당히 올리고 예컨대 100을 올려야 된다고 하면 70 정도만 올리고 30은 재정을 집어넣으면 되거든요. 그러면 맞출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의 정책 믹스를 갔어야 되는 건데 일단 최저임금 올리고 일자리가 확 줄어드니까 그걸 메우기 위해서 일자리안정자금이나 근로장려금이라는 게 또 있는데 근로장려금을 또 우리가 보통은 1조 원대 지출하는데 4조까지 올렸어요. 재정지출을 확 쓰면서 일자리 유지하기 위한 그런 정책으로 쓰게 되니까 재정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노동시장도 굉장히 불안해지고 이 정책 결과로 만족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그런 결과다.

◎ 진행자 > 마지막으로서 이번 주에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한다고 하던데 지금 그러면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위원회에서.

◎ 우석진 > 상당히 어려운데 왜냐하면 코로나 국면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라, 이렇게 하긴 어려워요. 사실 현실적인 거고, 임금 올리는 게 우선이냐 아니면 일자리를 나눠서 고용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냐, 이렇게 보면 아무래도 후자 쪽에 방점이 가거든요. 정부는 또 지금 경제성장이 좋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럼 우리 최저임금법을 보면 노동에 경제성장 기여분을 반영하도록 돼 있어요. 그럼 노동계에서도 가만있지 않죠. 왜냐하면 4% 성장했다면서, 4% 성장할 걸로 예상한다면서 우리 임금도 올려야지 사실은 그래서 양쪽으로 압박이 셀 걸로 보여져요. 상당히 난항이 예상이 된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건 나중에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번 얘기를 해보도록 하고 쉽게 논의가 합의점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서네요.

◎ 우석진 >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해는.

◎ 진행자 > 이렇게 마무리하죠. 명지대 우석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우석진 >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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