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부부 파국은 빌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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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27년간 부인이었던 멀린다 게이츠와의 합의 이혼을 발표한 직후 결별의 주된 원인이 빌 게이츠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이라는 외신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앞서 부부의 이혼 발표한 직후에는 "빌 게이츠가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어가자 멀린다가 크게 분노했고 이 점이 이혼의 계기가 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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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 맡기자"는 멀린다 의견 무시당해
빌, 비밀리 해결 시도.. 결국 돈으로 무마
하지만 빌 게이츠 측은 “이혼을 둘러싼 언론의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진다”며 강한 불만을 내비쳐 언론을 상대로 한 소송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빌 게이츠가 3년 전쯤 측근의 성폭력 사실을 비밀리에 해결하려다 멀린다의 불만을 산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17년 워싱턴주 커클랜드에서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던 한 여성이 빌 게이츠 부부에게 호소문 형태의 편지를 보냈다. 부부와 모두 친한 마이클 라슨이란 남성이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라슨은 30년 가까이 빌 게이츠의 자산을 관리해 온 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NYT는 “라슨은 현재도 빌 게이츠가 직접 설립한 투자업체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NYT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 사안을 놓고서 부부는 심각한 의견차를 드러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이를 공론화하는 대신 사내에서 비밀리에 해결하려 한 반면 멀린다는 외부 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여성은 이듬해인 2018년 비공개 합의를 통해 라슨 측으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았다. 멀린다는 이런 식의 무마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이 기회에 성인지 감수성에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를 고용해 MS 및 관계사들의 직장 내 성평등 문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멀린다에게 찍힌 라슨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출근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봉합된 뒤 다시 직장에 복귀했고, 이 점 또한 멀린다를 격분시켰다고 NYT는 덧붙였다.
그뿐 아니다. 빌 게이츠가 MS나 이 부부가 세운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구체적으로 빌 게이츠가 2006년 MS의 한 여성 직원에게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저녁을 먹자”고 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빌 게이츠의 제안에 불쾌감을 느꼈으며 결국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빌 게이츠 측은 일련의 보도가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빌 게이츠의 대변인은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보도돼 매우 실망스럽다”며 “엡스타인과의 만남과 재단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정확하다”고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어 “이혼을 둘러싼 유언비어와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지고 있다”고 해 선을 넘어서는 경우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전도 불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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