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시위 반대' 트위터 해시태그 K팝 사진으로 도배

전국적인 파업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콜롬비아 SNS에 때 아닌 K팝 스타 사진들이 대거 사용되고 있다.

콜롬비아 리포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트위터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BTS,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의 사진이 도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올린 트윗 글로 인해 촉발된 현상으로 알려졌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쓴 트위터 글에서 "시위 현장에서 군경의 무기 사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후 우리베 전 대통령의 트윗은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트위터 측에 의해 삭제됐다.

전 대통령의 글에 분노한 K팝 팬들은 트위터에 "우리베 말이 맞다", "경찰을 지지한다" 등의 해시태그를 붙인 뒤 K팝 스타들의 사진을 첨부해 올렸다.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는 우리베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로, 우리베의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해 해시 태그로 '방해 공작'을 펼친 것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라는 태그로 글을 검색해보면, K팝 스타의 사진과 함께 '정부에 지쳤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글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다른 트윗은 우리베를 지지하는 태그를 붙여놓고 '당신들의 증오는 힘을 잃었고 한국 스타는 귀엽다'라며 김현중의 사진을 올려 놓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라는 태그를 달고 '방탄소년단의 RM을 대통령으로'라고 쓰인 포스터 사진을 올려 인기를 끌기도 했다.

트위터에서 이루어진 K팝 팬들의 캠페인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여당 지지자들이 정당을 홍보하거나, 혹은 시위 강경 진압을 반대하는 야당 의원을 비방하려는 움직임은 모두 K팝 스타 팬들의 공세에 의해 무력화됐다. 콜롬비아 정부는 독립 미디어를 검열하거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폐쇄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러한 시도도 대부분 실패했다.

콜롬비아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시작된 시위가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중산층과 서민의 세 부담을 가중하는 개편안에 반발한 시민들이 강하게 저항하자 정부는 결국 세제개편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시위대는 빈곤과 불평등, 경찰 폭력에 항의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번 시위 과정에서 콜롬비아에서 숨진 민간인만 4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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