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유엔 안보리 이-팔 사태 첫 공개회의..공동대응 도출못해
外
[앵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00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는 인도에서 시신이 강에 유기되는 일이 잇따르자, 인도 정부가 화장비용 지원과 같은 고육책을 내놨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민간인 희생이 속출해 안타깝게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이 8일째를 맞았습니다. 16일에는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가하면서 이날 하루 최소 4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하루 사망자 규모로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이날 보고된 사망자 중에는 한 살 짜리와 세 살 짜리 아이를 비롯해 여덟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로써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어린 아이 52명을 포함해 188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천200여 명에 이릅니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0명, 부상자는 200여 명입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날도 가자 시내에서 여러 채의 건물이 붕괴한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습니다. 봉쇄된 가자지구에서 부상자가 급증하면서 이웃국가 이집트는 검문소를 열어 부상자들이 자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은 이슬람교도들의 종교 행사와 유대인 정착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은 동예루살렘의 성지에서 종교의식을 치렀고, 이 가운데 일부가 반 이스라엘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경찰이 진입하면서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이후 이스라엘 곳곳으로 확산했습니다. 하마스는 동예루살렘 성지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지난 10일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으며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습니다.
[앵커]
어제, 영상을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언론사들이 상주해 있는 건물까지 폭격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마저 짓밟은 폭거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기자]
이스라엘군이 쏜 미사일 세 발에 AP통신과 알자지라 등 외신들이 입주해있는 12층 건물이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뉴스통신사인 AP통신은 가자지구 내 상주 건물이 폭격 당하자 성명을 내고 "언론사를 공격한다는 사실에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 측은 해당 건물에 15년간 입주해 있었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건물에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독립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증거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증거인지 모른다면서 이 시점에 독립적 조사가 적절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언론단체들도 이스라엘을 향해 언론사 상주 건물 공습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공개하라고 일제히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공습 1시간 전 대피 경고를 했으며 테러 조직의 정보기관이 입주해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외신들이 상주했던 빌딩을 무너뜨린 자국군의 폭격을 옹호했습니다. 그는 건물 폭격에 관한 정보를 미국 당국과 공유했다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 수단이든 동원할 것이라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슬람권 국가들이 협력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슬람권 국가들이 연대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살해하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민간인들의 희생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졌습니다. 미국이나 유엔도 방관자처럼 지켜볼 것만 아니라 중재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죠.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 사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첫 화상 공개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은 도출되지 못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공개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사태에 대해 순전히 처참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즉각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회의에서 각자의 입장을 밝힐뿐이었습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의 대응이 국제법에 엄격하게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미국 등이 이스라엘을 옹호한다고 비난했습니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당사자들이 휴전을 추진한다면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장관은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저격했습니다. 안보리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의 반대로 공동 성명을 내놓지 못했는데 중국이 미국 저격에 앞장섰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무슬림 명절을 기념하는 행사에 사전 녹화된 영상을 보내 외교적 관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연달아 통화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태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미국에서는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LA,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회가 열렸고,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유럽에서도 팔레스타인 해방과 반 유대주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정상들이이 나서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코로나19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인도에서는 사망자들이 넘쳐나면서 시신이 강에 버려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화장장에 시신들이 넘쳐나 길거리에서 화장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는데,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이 갠지스강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 정부가 고육책을 내놨습니다. 경찰을 대거 투입하고 CCTV를 설치해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주민들이 화장하는 비용에 부담을 느껴 강에 시신을 유기하는 것으로 보고 화장비 7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인도 힌두교인들은 성스러운 곳으로 여기는 갠지스강변에서 시신을 화장한 후 유골과 재를 강으로 흘려보내는 전통이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폭증으로 화장 비용이 치솟자 시신을 그냥 떠내려 보내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는 이달 7일 41만4천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조금씩 줄어 16일 31만1천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신규 사망자는 4천명 안팎에서 줄지 않고 있습니다. 뉴델리와 뭄바이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는 고비를 넘겼지만, 남부와 동부, 시골지역에서 바이러스 감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인도에서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진 원인 중 하나가 여러 변이 바이러스인데요. 백신 접종률이 높은 편에 속하는 나라에서도 변이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영국인데,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에서는 인도발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봉쇄 완화를 계획대로 실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주 영국에서 인도발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은 1천300명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영국 정부는 17일부터 식당과 술집의 실내 영업을 재개하고 극장과 호텔이 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봉쇄 완화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영국에서는 성인 인구의 69%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으며 지난 3월부터 5주 간격을 두고 네 단계에 걸쳐 서서히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봉쇄를 예정대로 푸는 건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인도발 변이에도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인도발 변이가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당부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다양한 국제 소식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브리핑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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