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만한 랭킹] MZ세대가 열광하는 아웃도어 레포츠 BEST 7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일컫는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중시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타인에게 ‘플렉스Flex(과시하다)’하는 것을 즐긴다.
나의 가치를, 내 인생의 가치를 위해 기꺼이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MZ세대는 어떤 레포츠를 즐길까? 이번 ‘山만한 랭킹’에서는 ‘MZ세대가 열광하는 아웃도어 레포츠’를 알아봤다. 기사에 소개된 순서는 순위가 아닌 임의의 순서로 나열함을 미리 알려둔다.
1 서핑
1991년 개봉한 영화 <폭풍 속으로>에서 주인공 보디(패트릭 스웨이지)는 평생 기다려온 높은 파도를 향해 서핑보드를 타고 몸을 던진다. “좋아하는 걸 하다 죽는 건 비극이 아니야”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파도 속으로 들어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서핑 마니아라면 이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보드에 몸을 싣고 파도를 타는 모습은 더 이상 외국에서나 보는 장면이 아니다. 동해안, 특히 양양 바다는 우리나라 서퍼들의 성지다. 제주 중문해변과 부산 송정해변 등지에서 마니아들만 타던 서핑이 2009년, 양양 죽도해변에 서핑스쿨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이제는 수많은 서퍼가 양양을 비롯해 속초, 고성 등지의 바다에 모인다.
서핑의 매력이라면 단연 자연과 한 몸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고 실력이 빼어나다 하더라도 바람과 파도가 없으면 라이딩을 즐길 수 없다. 초보라고 걱정할 것 없다. 열심히 패들링paddling(보드 위에 엎드려서 양팔을 노처럼 저어 앞으로 나가는 것) 연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 테이크오프take-off(보드 위에 일어서는 것)해 거친 파도 속으로 들어서는 날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서핑은 올해 열리는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다.
2 등산
‘아재’들의 취미로만 알았던 예전의 등산이 아니다. 이제는 MZ세대의 대표적 취미가 되었다. MZ세대의 등산 트렌드는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 우선 복장에서 차이가 크다. 울긋불긋 단풍을 연상케 하는 등산복 대신 타이트한 타이즈와 레깅스 패션을 뽐낸다. 요즘엔 등산복의 기능성을 겸비한 제품도 등장했다.
MZ세대는 짧고 경치 좋고, 특히 ‘인스타 사진되는’ 산을 선호한다. 산을 오르는 행위만큼이나 산을 올랐다는 인증샷 뽐내기가 일종의 놀이처럼 유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젊은 등산인들 사이에 ‘산에서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음주가무하지 말자’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클린하이킹’처럼 쓰레기를 주우려 산에 가는 문화도 확산되는 추세다. 젊은 ‘산린이’들이 바꾸어가는 새로운 등산 문화가 기특해 보이는 이유다.
3 플로깅
요즘 강 둔치를 뛰는 젊은층이 많이 늘었다. ‘러닝크루Running Crew’라는 이름으로 삼삼오오 모여 줄지어 뛰는 것이 MZ세대에겐 낯선 풍경이 아니다. ‘플로깅Plogging’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와 영어 단어 ‘조깅jogging’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 줍는 활동을 말한다.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었으며,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을 보호하자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플로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플로깅은 특별할 것이 없다. 뛰거나 걸으면서 쓰레기를 주우면 그만이다. 특히 쓰레기를 주울 때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은 스쿼트 동작을 하는 만큼이나 운동효과가 있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셈.
플로깅 할 때는 몇 가지 지킬 것이 있다. 쓰레기를 담기 위한 비닐봉지는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기 때문에 에코백이나 종량제 봉투로 준비한다. 일회용 비닐장갑도 마찬가지다. 빨아 쓸 수 있는 면장갑을 준비하거나 집게를 사용하자.
4 프리다이빙
한때 스킨스쿠버가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산소통 등 장비가 복잡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리다이빙은 산소통 없이 자신의 호흡으로 물속에 들어가기에 그나마 접근하기가 조금은 수월하다.
프리다이빙은 최소한의 장비로, 자신의 호흡에 의지해 바다와 가장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스포츠다. 물에 대한 공포심이 없으며 수영도 잘해야 할 것 같지만 초보자도 간단한 이론 교육만 받으면 5m 정도의 물속엔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다.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을 교육하는 기관이나 시설이 많이 생겨 학원 다니듯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당일 체험도 가능하니 일단 한번 해보는 것도 좋다.
초보과정을 이수하면 바다로 나가 실습을 하며 본격적인 프리다이버로 성장하게 된다. 프리다이빙은 레저 활동이지만 엄연한 스포츠 종목이기도 하다. CWT콘스탄트 웨이트는 핀(발에 끼우는 속칭 오리발)을 착용하고 누가 더 깊은 수심까지 내려가는지를 겨루는 경기이다. FIM프리이멀전은 물 위에 떠있는 부이(부표)와 연결된 로프를 잡고 수심을 오르내리는 경기이고, STA스태틱는 쉽게 말해 ‘숨 오래참기’이다. DYN다이내믹은 잠수한 상태로 누가 더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를 겨룬다.
5 낚시
등산과 함께 대표적인 ‘아빠들의 취미’로 인식되던 낚시. 이제는 MZ세대의 취미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백패킹이나 차박을 즐기러 노지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낚시를 하게 된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선상낚시나 세월을 낚는 붕어낚시보다는 강이나 저수지의 포인트를 찾아다니는 배스 루어낚시를 더 즐긴다는 것. 낚시가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접이식 미니 루어 낚싯대와 루어세트만 배낭에 넣고 떠나면 된다.
물고기는 낚아도 그만, 못 낚아도 그만이다. 그저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와 머리싸움을 하는 자체가 그들에겐 일종의 게임이고, 휴식이다. 물고기가 잡히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낚시스타그램’ 태그를 달아 올리고 ‘좋아요’를 받으면 목표 달성이다. MZ세대에겐 ‘소확행’이다. 다만 낚시를 제대로 가르쳐 주는 교육기관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낚시 대상지 고르는 법과 다른 낚시인이 있을 시 지켜야 하는 매너 등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6 스포츠클라이밍
실내 인공벽을 오르내리는 스포츠클라이밍은 최고의 다이어트 운동이자 아름다운 몸매를 가꿀 수 있는 운동으로 소문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 업체들이 볼더링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성 대회를 개최하면서 젊은 층에서는 ‘힙한’ 운동으로 인식되어 입문자가 많이 늘었다.
올해 열리는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한 스포츠클라이밍은 ‘기어오른다’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충족시켜 준다. 벽에 붙어 있는 홀드를 잡고 올라서는 행위는 온전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믿을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몸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정신수양을 위해 스포츠클라이밍을 배우는 청소년들도 많다. 실내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을 배우면서 자연암장으로 나가 볼더링이나 암벽등반을 즐기기도 한다. 자연바위를 잡고 오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스포츠클라이밍은 기본적으로 꼭대기까지 오르냐 못 오르느냐가 최종 목표이다. 그것을 위해 강철 같은 근육을 키우고 몸무게를 줄이는 과정은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실내암장에서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첫 발을 떼는 것도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며 스파이더맨처럼 벽 사이를 종횡무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7 모토캠핑
백패킹, 차박에 이어 이제는 모토캠핑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해 백패킹을 즐기는 모토캠핑은 경제적 여유가 조금은 덜한 젊은층에게 인기가 좋다. 게다가 ‘자유의 상징’으로 통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캠핑을 떠난다는 감성은 MZ세대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비싼 투어링 바이크든 저렴한 소형 바이크든 상관없다. 뒷자리에 캠핑도구를 싣고 어디든지 떠나면 된다. 모토캠핑은 자동차에 비해 짐을 많이 실을 수 없어 자연스레 미니멀 캠핑을 추구하게 된다.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MZ세대는 기꺼이 이 불편함을 즐긴다.
오토바이를 타고 발길 닫는 곳에서 텐트를 치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밤을 보내는 감성은 차박과는 또 다른 낭만이다. 자동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유지비도 덜 들면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모토캠핑의 장점이다.
본 기사는 월간산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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