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씨 친구 "숨긴게 아니라 기억못해.. 신발 밑창 낡아 버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와 사건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17일 “부디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하여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입장문을 냈다.
A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변호사는 이날 발표한 원고지 65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경찰 수사결과를 보고 A군과 A군의 가족들을 판단하셔도 늦지 않으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변호사는 “수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질 경우, 부디 A군과 A군의 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A씨 측이 입장을 밝힌 것은 손씨 실종 이후 약 3주만이다. 정 변호사는 그간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아직은 고인을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입장 표명은 경찰 수사종료 이후에 하겠으며, 이런 입장조차도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언론에 부탁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이 한 프로그램에서 보도됐고, “이로 인해 마치 저희가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어 불가피하게 입장문을 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만취로 인해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옆으로 누워 있던 느낌, 나무를 손으로 잡았던 느낌, 고인을 깨우려고 했던 것 등 일부 단편적인 것들밖에 없다”고 했다.
‘구체적 경위를 숨겨왔다’는 지적에는 “A씨와 가족은 진실을 숨긴 게 아니라, A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는 게 별로 없었기에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객관적 증거가 최대한 확보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었다”고 반박했다.
A씨가 당시 신었던 신발을 버린 것과 관련해서는 “신발은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씨 어머니가 실종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뒀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4일 오후 10시쯤까지 다른 친구와 청주 각 2병씩을 마신 뒤 정민씨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이후 정민씨와 A씨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나 소주 4병, 청주 2병, 막걸리 3병 등을 구매했다. 정 변호사는 “A씨가 어떠한 술을, 어느 정도로 마셨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A씨 가족에 유력 인사가 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A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도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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