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서포터즈 벗 출범

정은주 2021. 5. 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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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디지털 후원언론'으로 거듭나,
'한겨레21' 후원제도 '한겨레 후원' 우산 밑으로

2021년 5월 창간 33주년을 맞은 국민주 신문 한겨레가 ‘디지털 후원언론’으로 거듭난다. 이에 발맞춰 <한겨레21>도 온·오프라인 공간이 연결되는 후원제 2.0 버전을 선보인다.

2019년 3월 후원제를 출범한 <21>은 구독 수익과 광고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후원 수익’을 키우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왔다. <21> 가치에 동의하고 <21> 보도를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후원자들은 지난 2년간 정기·일시 후원금을 보냈다. 특히 2020년 10월 디지털성범죄 끝장 프로젝트 ‘너머n’ 아카이브(stopn.hani.co.kr)를 구축하면서, 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는 후원자들이 생겼다. 하지만 <21>은 인적·물적 자원 부족으로 후원자와 ‘뉴스 공동체’를 체계적으로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국민 후원 디지털 미디어’로 발돋움하는 한겨레와 손잡고 <21> 후원자들과의 관계를 디지털 공간에서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후원회원이 되면 ‘한겨레 서포터즈 벗’이란 이름을 얻는다. 한겨레 창간 주주가 첫 번째 벗, 신문과 <21> 구독자가 두 번째 벗이었다면, 디지털 후원회원을 세 번째 벗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21> 후원제에 이어 한겨레 후원회원제 탄생에 산파역을 해온 류이근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장(전 <한겨레21> 편집장)을 5월4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6층 회의실에서 만나 디지털 후원회원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류이근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장이 후원회원제의 산파역을 했다. 박승화 기자

후원제라는 지지대

지난 3년간 후원제 도입에 매달렸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2018년 <21> 후원제를 준비할 때는 위기감이 있었다.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21> 독자에게 전달하려 애썼는데 시장에서 받는 성적표가 초라했다. 구독자 수가 매주 몇십 명씩 빠져나갔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현장에서 피부로 느꼈다. ‘이 매체가 그냥 가라앉겠구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구나’ 싶었다. 그때 <시사IN> 당시 고제규 편집국장을 만났는데 이미 후원제를 하고 있더라. 깜짝 놀랐다. 우리도 쓰러져가는 집에 빨리 지지대를 받치고 싶었다. 후원제가 지지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겨레도 위기 상황인가.

“구조적 위기 환경에 처했다고 본다. 신문도 더는 버텨낼 수 없다. 한겨레를 받쳐주는 후원자를 찾지 못하면 그 영향력도 존재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원회원은 그(무너지는) 속도를 늦출 뿐만 아니라 탄탄한 지반 위에 한겨레를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2019년 <21> 후원제, 2021년 한겨레 후원회원제를 시작하는 이유는 같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후원제로 위기를 돌파했다. 종이신문 구독자 10만 명이었던 이 언론은 2016년 디지털 후원제를 도입한 지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해, 현재는 디지털 구독자 1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한겨레가 꿈꾸는 미래다. 류 실장은 2019년 <21> 후원제를 출범시키며 말했다. “후원자가 100명, 10명, 단 한 명이라도 우리한테는 자산이다. 규모로는 따질 수 없다. 후원자는 <21>의 ‘가치’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존재 자체가 <21>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가치에 투자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후원회원들이 한겨레 콘텐츠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그 이유로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한겨레 구성원은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 어떤 가치를 담아내는지 성찰해야 한다. 후원회원제를 도입한다는 건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또한 조직 구성원은 후원에 반응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한겨레 서포터즈 벗’ 시작을 알리는 광고.

<21> 후원제가 한겨레 후원회원제의 씨앗

후원에 반응하는 기사란 무엇일까. “2017년부터 한겨레는 기사 1건당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기사 후원제를 운영했다. 심층 기사, 특종 기사가 많이 후원받았다. 후원제가 저널리즘 원칙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자극한다는 걸 확인했다.”(류 실장) 후원이 더 낮은 자세로, 더 섬세하게 기사를 쓰는 힘이 되리라는 게 류 실장의 생각이다.

후원제를 앞서 도입한 <21>은 실제로 심층 기사를 강화해왔다. 한 주제를 충실하게 다루는 특별한 잡지, 통권호를 네 차례 만들었다. 2020년 코로나 뉴노멀(제1315·1316호), <한겨레21>이 사랑한 작가 21명(제1326·1327호), 디지털성범죄 끝장 프로젝트 너머n(제1340호)에 이어 2021년 세상을 바꾸는 체인저스 21명(제1355·1356호)을 펴냈다. 통권호에는 후원자 이름을 적는 ‘후원라인’을 두어 후원제의 힘으로 특별한 잡지가 제작됐음을 알린다.

<21> 후원제가 한겨레 후원회원제의 씨앗인가.

“그렇다. <21> 후원제를 통해 나는 독자를 재발견했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한국 언론에선 그동안 독자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구독료가 전체 매출의 6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국외 사례를 보면 독자와 함께하려는 노력 없이 성공한 미디어가 없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가디언> 다 마찬가지다. 디지털 구독자와 후원자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 마음을 저널리즘 활동의 동력으로 삼는다. <21> 후원제로 독자·후원자와 소통하면서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겨레 구성원보다 한겨레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난 그 경험은 절대 잊을 수 없다.”

한겨레 후원회원으로 통합되지 않고 <21> 후원자로 남아도 되나.

“물론이다. 결제 방법을 바꾸지 않고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 <21> 후원자로 영원히 남는다. 하지만 한겨레가 있기에 <21>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21>이 더 좋은 기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겨레라는 본체가 튼튼하게 서야 한다. <21> 후원을 자연스럽게 한겨레 후원으로 이어달라 부탁드리고 싶다. 불편함이 없게 소통을 강화하겠다.”

한겨레 후원회원이 되면 어떤 혜택을 얻는가.

“현재 <21> 후원자는 한겨레 누리집에 로그인해도 후원자 지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한겨레 누리집에 간편 회원가입을 하면 <21> 후원자이자 한겨레 후원회원으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후원회원을 관리·지원하는 독립된 부서(후원미디어전략부)가 생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후원회원 전용 카카오톡 채널이나 뉴스레터(한겨-레터) 등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리워드(선물)도 더 많이 제공할 계획이다. 기술 지원이 없어 <21>이 할 수 없었던 후원회원과의 깊이 있는 연결이 가능해지도록 지난 1년간 준비하고 설계했다. <21> 후원자가 한겨레 후원회원으로 통합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안내를 할 예정이다.”

‘디지털 구독’도 가능

5월17일부터 한겨레 누리집은 후원회원과의 관계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다. 누리집에서 후원회원으로 간편 가입하면 마이페이지에서 후원 내용과 함께 자신이 한겨레 주주인지, 구독자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좋아하는 한겨레 기자의 기사, 특정 이슈·연재를 구독하는 ‘디지털 구독’도 가능하다. 더불어 한국기자상, 관훈언론상 등 주요 언론상을 받은 한겨레 대표 탐사보도물을 <한겨레 탐사보도 작품집>이란 이름의 디지털 책자로 받는다. 후원회원 리워드다. 제1호 작품집은 ‘n번방 , 너머n’이다. 디지털성범죄를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2019년 <한겨레> ‘텔레그램에 퍼진 성착취’ 시리즈와 2020년 <21>의 디지털성범죄 끝장 프로젝트 너머n 통권호를 한 권으로 묶었다.

“지난 몇 년간 한겨레가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자기반성이 먼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굴곡의 시기를 통과해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더 나은 언론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디지털 후원회원제가 그 출발선이다.”(류 실장)

언론 불신의 시대, 한겨레의 담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정은주 편집장 ejung@hani.co.kr

*이어진 기사 - 후원자 “<21>이 맘에 들지 않을 때” 
http://h21.hani.co.kr/arti/reader/together/50359.html

전화번호만으로도
벗 되는 법

5월17일부터 한겨레 서포터즈(후원회원) 벗이 될 수 있습니다.
1. <한겨레> 누리집(hani.co.kr)에서 ‘후원하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2. 후원 방식(정기·일시·주식 후원)과 액수, 결제 방식을 선택하고 전자우편, 이름,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이뤄집니다.
*전자우편이 없어도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후원할 수 있어요.
*주식 후원은 본인 인증과 한겨레 주주센터 확인 등 절차가 필요합니다. 누리집에 안내돼 있어요.
3. 결제 뒤 발송된 인증 전자우편을 열어 ‘인증하기’를 클릭하면 후원회원 가입 끝! 후원할 때 입력한 전자우편 주소가 <한겨레> 아이디가 됩니다.
4. <한겨레> 누리집으로 돌아와 로그인한 뒤 마이페이지를 열면 후원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그 밖에 마이페이지의 주주·정기구독자 인증, 기자·이슈·연재 디지털 구독도 활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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