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군이 정부군을 쏜다.. 정체는 탈레반이 심은 X맨
미 재건단 "현 정부, 탈레반 등 반군 공격에 노출" 지적
미군이 20년만에 철수를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내부자공격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자 공격이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소속 병력이 동료들을 공격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쓰는 공격 수법으로 알려져있다. 탈레반은 자체 요원들을 정부군에 입대시키거나 아프간 정부군을 자신들의 진영으로 포섭해 내부자 공격을 획책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 육군 아프가니스탄 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이 최근 의회에 제출한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을 상대로 벌어진 31건의 내부자 공격으로 115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공격건수로는 82%가 증가했고, 사상자 숫자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직전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공격 건수는 25%, 사상자 숫자는 32% 증가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 사이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미군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군의 철수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탈레반의 공세에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에 SIGAR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 및 향후 정세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SIGAR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에 있어 위협 요소들을 추려 ‘고위험 리스트’를 제시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위험성이 제시된 것이기도 한데, 그 내용은 대략 이렇다. 우선 꼽히는 것은 치안의 불안이다.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탈레반의 공격이 강화되고 있어 평화협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고 있다. 민간인 테러는 지금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카불의 한 학교에서 하교중인 여학생들을 겨냥한 테러로 최소 68명이 희생됐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IS(이슬람국가)를 지목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배후로 탈레반을 지목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시들해진 것도 위협요소다. 국제사회의 지원과 기부가 줄어들고 있어 향후 아프간 국가 존립에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통합 과정에서 정부가 치안이 불안한 상태에 빠져들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반정부 인사들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각분야에서의 혼란이 수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질적인 부패도 위협요소로 꼽힌다. 아프간 정부의 각종 반부패 정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뒤처진 경제성장과 사회개발도 향후 아프가니스탄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SIGAR는 꼽았다. 낮은 문해율, 취약한 행정체계, 비효율적인 사회간접자본 등의 고질적 문제가 코로나로 인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의 단속의 손길이 거의 닿고 있지 않은 마약 재배 사업도 위협요소로 꼽힌다. 마약 재배로 얻는 수입은 탈레반 등 반군들의 핵심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탈레반 축출 뒤에도 여전히 취약한 여성들의 권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탈레반 축출 뒤 최근 몇 년간 여성들은 보건, 교육, 법적 보호와 사회 참여 측면에서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여성차별이 만연한 상황에서 향후 수립될 정부에서 여권이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군과 민간인의 감축과 악화하는 치안상황은 이런 위협요소들을 간과해 그동안 미국 정부가 지원해왔던 아프가니스탄 재건 프로그램을 새로운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고 SIGAR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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