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③김종인 "文대통령, 서울시민 심판에 '부동산실패' 시인"

권오석 2021. 5. 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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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이 선거로 심판을 했으니 그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시인할 수밖에 없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인정한 것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그간 부동산 만큼은 자신있다고 하지 않았나. 이번 보궐선거에서 100% 패했으니 (부동산 실패를) 부정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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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이 선거로 심판했으니 부동산 실패 부정 못해"
"文 대통령, 재보선 패배 구실 찾아야 했을 것" 비판
"민주당, '텃밭' 지역에서도 패배..분석도 안 하나"

[대담=김성곤 정치부장, 정리=박태진 권오석 기자] “서울시민이 선거로 심판을 했으니 그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시인할 수밖에 없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인정한 것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그간 부동산 만큼은 자신있다고 하지 않았나. 이번 보궐선거에서 100% 패했으니 (부동산 실패를) 부정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에 있었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부동산 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그런 상황이 됐다”며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불안정, 세금 부담 악화 등으로 민심이 요동치자, 문 대통령 스스로 정책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 배경에도 이러한 `민심 이반`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모두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주면서 정부·여당은 최악의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구실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 여러 요인이 합쳐진 결과겠지만 다른 부분은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하니, 뭘 하나라도 지적하려다 ‘부동산을 실패해 죽비를 맞았다’는 말을 한 것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심이 돌아선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냈다. 김 전 위원장은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면서 보유세·거래세 등 세금을 올리고 공시지가까지 높여놨다. 자기와는 관계 없이 정부 실패로 집값이 올랐는데 일반 국민이 반항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저항을 가급적 적게 하고 세금을 걷어야지 합리적인 조세 정책이다. 조세 저항이 가장 심한 게 재산세다”며 “정책 담당자들이 이에 대한 인식이 없다. 조세 저항이 정치에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일갈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그럼에도 정부가 뿔난 민심을 여전히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 전 위원장 생각이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소위 `전통 텃밭`이라는 노원·도봉·강북·은평·관악구에서 다 패했다. 왜 그런 곳에서도 100% 패배를 했는지를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며 “전혀 명확한 분석이 안 돼있다. 조언을 해줘봐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니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인사청문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드러났던 총리·장관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개각의 목적에 대해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가 지난 재·보선 패배와 무슨 관계가 있나. 도대체 무슨 개각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울러 그는 “청와대 권력이라는 게, 너무 집착을 하면 (민심) 인식이 잘 되지 않는다. 과거 대통령들도 다 그래서 실패한 것이다”며 “국민이 선거 때 표시하는 의사가 가장 정확한 정보다. 평소에 자기 참모, 정부기관에서 듣는 것보다 국민이 한꺼번에 쏟아낸 의사표시를 더 잘 인식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 듯 하다”고 덧붙였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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