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 천사노인요양원 요양보호사들 오늘부터 파업.."인력 충원을"

정혜민 기자 2021. 5.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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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천사노인요양원 요양보호사들이 17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법으로는 어르신 2.5명당 1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봄을 제공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12명을 1명이 맡는 등 인력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천사노인요양원분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부터 전체 요양보호사 67명 중 노조원 51명이 파업에 나선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휴게시간에도 요양보호사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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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67명 중 51명 파업.."오죽하면 어르신들 놔두고"
인력충원 요청에도 거절.."1명이 어르신 12명 돌보는 경우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서울 강서구 천사노인요양원 요양보호사들이 17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천사노인요양원은 강서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노인요양원이다.

법으로는 어르신 2.5명당 1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봄을 제공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12명을 1명이 맡는 등 인력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천사노인요양원분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부터 전체 요양보호사 67명 중 노조원 51명이 파업에 나선다.

노조가 이달 1~4일 동안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51명 중 4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95.8%(찬성 46명, 반대 2명)로 파업이 결정됐다.

노조는 인력충원을 요청했으나 회사로부터 거절당하자 파업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은 총 154명이다. 요양보호사 67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기준은 충족한다. 하지만 당직근무, 연차휴일, 대체휴일로 빠지는 인원을 제하면 어르신 12명을 요양보호사 1명이 담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공휴일 근무 분에 대해서는 수당이 아닌 대체휴무를 받도록 강제되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해졌다. 올해부터 30~300인 미만 기업도 관공서 공휴일, 소위 '빨간날'을 유급휴일로 보장하는 제도가 시행됐지만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래 빨간날은 관공서 공휴일로, 민간기업에서는 이날을 직원들에게 휴일로 제공할 의무가 없었다. 하지만 공평하게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300인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공휴일의 민간적용이 시작됐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휴게시간에도 요양보호사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야간근무는 오후 6시 출근, 오전 9시 퇴근에 '가수면' 휴게시간 4시간을 근로조건으로 하지만 휴게시간에도 일을 하고 있다고 요양보호사들은 주장했다.

어르신들은 주로 밤에 환청을 듣거나 집에 가겠다고 떼쓰는 이상행동을 보인다. 이런 어르신들을 달래지 않으면 다른 어르신들도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은 휴게시간에도 좀체 쉴 수 없는 것이다.

또 밤 시간대에는 어르신 154명을 당직간호사 1명이 담당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상처소독이나 약복용 보조도 요양보호사들이 고스란히 맡아야 한다. 요양보호사들의 의료행위는 불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요양보호사들의 업무부담을 가중시켰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이따금 면회 오는 가족들이 함께 돌보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외출을 나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든 돌봄이 요양보호사들의 몫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서만 요양보호사 3명이 허리 부상, 손목 부상을 이유로 병가를 냈다. 최근 들어서는 공휴일에 일하고도 대체휴무일에도 수당을 받지 않고 출근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천사노인요양원에서 7년 일했다는 김민숙 분회장(57)은 "어르신들을 눕혀 놓고 나가는 것은 우리도 마음이 아프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오죽하면 파업하겠나"라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혼자 11명의 기저귀 갈이, 식사, 체위 변경 모두 맡는 경우도 있는데 현장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며 "인력이 충원돼 어르신들을 더 안전하고 세심하게 돌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노우정 민주노총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처음에는 대체휴일을 쓰라고 해서 다들 좋아했지만 인력충원이 없다 보니 도저히 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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