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반 수익모델'로 돌아온 세계 저널리즘

류이근 2021. 5. 1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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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꽤 오랫동안 영국 <가디언> 누리집 하단 알림 띠에 새겨진 문구는 많은 언론이 왜 독자로부터 후원을 받으려는지 압축해 설명해주고 있다.

저널리즘의 주된 물적 토대를 이루는 광고모델의 한계를 구독자의 후원으로 넘어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호소다.

후원을 받는 언론사마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나 후원 모델의 본질은 저널리즘이 충실히, 지속적으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독자들로부터 지지받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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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포터즈 '벗' 초대합니다]
가디언의 후원제, 뉴욕타임스의 유료화..'독자 지지' 모델 확산
2021년 3월 영국 <가디언>이 누리집(홈페이지)에 노출한 후원 참여 독려 문구. 모든 이들에 좋은 보도가 가닿을 수 있도록 후원을 해달라며 ’오픈 저널리즘’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가디언> 누리집 갈무리.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꽤 오랫동안 영국 <가디언> 누리집 하단 알림 띠에 새겨진 문구는 많은 언론이 왜 독자로부터 후원을 받으려는지 압축해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가 광고로부터 얻는 수입은 계속 줄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우리의 독립적이면서 심층적인 탐사보도의 재원을 조달하는 데 독자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저널리즘의 주된 물적 토대를 이루는 광고모델의 한계를 구독자의 후원으로 넘어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호소다. 2021년 현재 100만명이 넘는 후원자가 가디언의 저널리즘을 떠받치고 있다. 이 매체의 후원금에 신문 구독료를 보탠 독자기반 수익은 광고수익을 넘어섰다.

디지털 세상을 맞은 지구촌 어디서나 종이신문 구독자의 감소로 지면광고 또한 주는 추세다. 디지털 광고는 구글과 네이버 등 포털과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넘어가고 있다. 뉴스를 디지털로 보는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수익을 내지 못하면 갈수록 생존하기 힘든 미디어 환경에서 가디언은 ‘후원 모델’을 선택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돈을 낸 이용자들만 뉴스를 볼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로 그 답을 찾았다. 둘 다 독자기반 수익모델로 정의될 수 있으나, 뉴스 접근권에서 차이가 크다. 가디언처럼 누구나 뉴스에 접근할 수 있는 이른바 ‘오픈 저널리즘’(Open Journalism)을 채택하면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받는 모델은 ‘유료화 모델’보다 소수이긴 하지만 확산 추세다. 로이터 연구소와 옥스퍼드대의 2019년 판 ‘미국과 유럽의 온라인뉴스 유료화 모델’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212개 언론사 가운데 거의 절반이 뉴스 이용자에게 ‘지불 장벽’(Pay wall)을 세우고 있다. 신문사로 좁히면 10곳 가운데 7곳꼴로 다양한 형태의 유료화를 택했다.

후원 모델은 비영리법인 형태를 띤 언론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후원금을 대신 모집해 300개 회원 비영리 언론사들에 나눠주는 ‘비영리뉴스기구’(Institute for Nonprofit News)와 비슷한 구실을 하는 공익재단이 여럿 있을 정도다. 이 기구는 ‘모든 사람이 신뢰할 만한 뉴스에 접근할 자격이 있다’는 오픈 저널리즘의 확장을 모토로 한다.

가디언은 후원이 오픈 저널리즘과 함께 “독립적, 탐사보도 저널리즘의 미래를 받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또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는 후원이 “잘 파헤치는 탐사 저널리즘으로 부패를 드러내고 권력에 책임을 부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후원을 받는 언론사마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나 후원 모델의 본질은 저널리즘이 충실히, 지속적으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독자들로부터 지지받는 방식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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