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은혜 "나이·선수보다 비전과 실력으로 승부할 것"
영남당 프레임, 백해무익한 자해정치
차기 당대표, 통합·화합·혁명적 리더십 필요
정권교체 로드맵으로 당심 확보..초선 연대엔 선 그어
[이데일리 박태진·권오석 기자] “나이와 선수(選數)보다 비전과 능력으로 경쟁하겠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은혜 의원은 최근 자신을 향한 견제구에 대해 이같이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권 주자들 간의 설전에 대해 “경선 과정에서 몇 마디 말이 부딪혔다고 해서 당이 분열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2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이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의 운명을 결정짓는 경선이기에 더욱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0세가 넘은 윤여정 배우의 오스카상 수상을 언급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당 대표의 나이를 문제 삼는 일부 얘기가 돌고 있지만, 나이 이전에 비전과 능력으로 경쟁하자고 제안하고 싶다”면서 “나이가 많든 적든 능력·비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영남당’ 프레임은 백해무익한 자해정치다. 도로 한국당이 문제지, 영남은 무슨 죄냐”면서 “비상한 시기라 새 얼굴로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은 영남도 동의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인터뷰 당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초선의원들의 릴레이 1인 시위를 이끈 장소다. 정치인 김은혜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는 “우리가 자평할 때 국민들의 많은 호응 끌어내 이 정권에 대항할 기폭제가 됐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했다”면서 “중진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격려차 방문해주셨다. 그날을 환기하며 다시 한 번 대선 승리 의지를 바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1년간 당 대변인을 지낸 소회에 대해서는 “5분 대기조를 한 것과 같았다. 국힘의 진의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었다”면서도 “이제는 당 대표라는 자리에서 더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변화의 시동을 거는 고동소리가 들리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대표에게 필요한 리더십으로 통합과 화합, 혁명적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지금은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무엇보다도 정권교체를 위해서 범야권에서의 대선 주자를 배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각계 각층의 이해관계, 다른 정파도 아울러야 하고 그 정파 안에서도 당내 혁신 변화 통해 자강을 선결하는 과제도 있다”고 했다.
당심 확보를 위해선 자신이 추구하는 개혁과 쇄신 그로 인해 얻어지는 정권교체의 로드맵을 박차를 가해 알린다는 계획이다.
당내 초선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 별개로, 당권에 도전하는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의 연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 대표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지난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우리에게 시선을 뒀다. 나는 그게 국민의힘이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고, 국민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승리를 나의 승리로 가져오는 순간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봤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졌다’란 각오로 당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후 상황을 지켜보니 혁신동력이 감소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이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걸 안 막으면 이번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못 가져올 듯 했다. 국민과 함께 가서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
당이 과거냐, 미래냐 갈림길에 서 있는 위기다. 판을 갈아엎는 혁명적 변화가 아니면 즉, 완전한 새얼굴 지도부라는 현격한 리더십 변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우리가 변화했다는 걸 국민이 체감하지 못 할 것이다.
-당이 회귀한다고 본 지점은.
△당내서 청년정당을 만들자며 청년의힘을 만들었는데 청년생태계 복원해서 진입장벽을 낮추고 했는데 진척 안 됐다. 또 당 안에서 재보궐 승리에 도취하는 사이에 정책적으로 반드시 밀어붙일 사항인 약자와의 동행이나 환경, 노동에 대한 어젠다, 기본소득 등 국민 삶 챙기며 전향적 가야 하는 발걸음이 더뎌졌다.
-김웅 의원이 노동·환경·복지 앞세우는 보수정당이 돼야 한다고 하는데.
△노동·환경·복지 이 부분은 굳이 이념적으로 보수라 하면 영국의 정당 역사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지만, 지금 보수냐 진보냐를 따질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수권정당이나 전국정당이 지향해야 한다. 책임 있는 비전을 내놓지 않으면 중도층이나 국민들이 우리를 안 쳐다볼 것이다. 나는 여기에 젠더 문제까지 추가했다.
-에베레스트론과 팔공산론, 영남과 비영남론 등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당이 분열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당내 경선에서 몇 마디 말 부딪혔다고 해서 당이 분열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이다. 또 대선을 앞두고 당의 운명을 결정짓는 경선이다.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다만 ‘영남당’ 논란은 백해무익한 자해정치다. 도로 한국당이 문제지, 영남은 무슨 죄인가. 비상한 시기라 새 얼굴로 리더십 교체해야 한다는 건 영남도 동의해줄 것이다.
당 대표로 나이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가 돌지만, 나이를 문제 삼고자 하는 사람이 설마 있을까. 나이 이전에 비전과 능력으로 경쟁하자는 것이다. 비전과 능력은 선수와 관계없다고 본다. 나이가 많든 적든 나보다 능력과 비전 많으면 당 대표를 하는 것이다.
-청와대 앞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청와대 분수대 앞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아는데, 소감은.
△1인 시위도 내가 기획했다. 추미애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의 사태로 법치파괴가 일어나서 움직였다. 그 당시 내가 초선의원들과 함께 그 자리에 섰을 때, 이 나라 법치가 무너진다 생각했다. 둑이 무너지기 전에 팔꿈치로라도 막을 수 있는 역할이라고 희망했다. 우리의 저항이 시작됐고, 그 저항이 국민으로부터 많은 호응 끌어냈기에 이 정권에 대항할 기폭제가 됐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했다.
예기치 않게 그곳에서 하게 됐는데, 우리가 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고 싶었다. 우리의 목표는 정권교체다.
-당 대변인 끝낸 후 소회는.
△1년 가까이 5분 대기조를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의 진의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 막말 대변인이나 불통 대변인이라는 얘기는 안들었다. 국민들 의견을 듣는 데 가교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성이고 40대 초선이 당 대표에 도전한다는 건 당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보통 우리당 대표 이미지라 하면 5060, 남성, 법조인분들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이 같은 도전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 국민들이 볼 때 이 당은 지난 보선 이후 승리에 취한 듯 잠잠했는데 맥박소리가 들린다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변화의 시동이 걸린 고동소리가 들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당 대표란 자리는 연습하자고 나오는 자리는 아니니 더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과거냐 미래냐 갈림길에서 당과 나라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자유나 억눌렸던 자유시장경제 혹은 억눌린 국민의 권리를 되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당 대표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이번 전당대회는 무엇보다도 정권교체 위해서 범야권에서의 일대일 구도에 나설 대선 주자를 배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 가지고 있다. 그 대선 주자를 배출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단일화라는 것, 통합이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각계 각층의 이해관계와 다른 정파도 아울러야 하고 그 정파 안에서도 당내 혁신과 변화를 통해 자강을 선결 짓는 과제도 있다.
다만 당권 주자들의 그간 출사표를 보면 매력적 주자들이 우리 당에 들어올 시도를 하는 방법론보다 어떤 인연을 강조해왔다. 이는 우리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더십은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 있는데 지금 절체절명 위기다. 여기에 혁명적 리더십이나 변화의 리더십이 나오지 않으면 한국의 운명도 나락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본다.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정권교체의 여론이 과반을 넘었다. 실패한 낡은 경험을 경륜이라며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연세가 많다고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의 언어도단에 빠져서도 안된다. 선명한 비전과 능력을 가지고 이 당을 이끌고자 했는가가 선명성 있는 비전 경쟁이 될 것이다.
-당내 전당대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는가.
△신진 세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과거 경선과는 판도가 달리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당에서 계보에 따라 원심력 가동해서 전당대회에서 세를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낡은 경험에 맞서 새 가능성을 바라는 민심이 구심력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일정 계보에 의존하는 낡은 관행 공식을 변화를 바라는 국민이 그걸 깨고 있다. 한편으로 감사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오늘(14일)도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총선에 당선됐을 때보다 더 많은 격려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반드시 정권을 가져오라는 명령으로 들었다.
△당심과 민심이 크게 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심 확보 위해선 이분들에 꼭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나는 언더독다. 당원들에게 출발이 늦었지만 내가 추구하는 개혁과 쇄신 그로 얻어지는 정권교체의 로드맵을 더 박차를 가해 알릴 생각이다.
또 우리당이 미래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2030세대를 포함한 청년 공천 할당제는 21대 총선의 경우 ‘퓨처 메이커’가 아니라 ‘퓨처 브레이커’였다. 안되는 곳에 배치했으니, 미래를 망가뜨릴 수밖에 없는 결과를 안겨줬다.
위축된 청년들에게 다시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자리로 배치하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 결실을 이뤄내겠다.
-당 대표가 되면 당내 중진인 원내대표와 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내가 초선 당 대표라 해도 노련한 원내대표라고 하면 그건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가 될 것이다. 국민들이 볼 때 보기도 좋다. 조기에 안착할 것이다. 당 대표는 대선주자를 관리하고, 원내대표는 원내 분담을 할 것이다.
당 대표로 당선이 된다면 즉시 대선 기획단 구성할 것이다. 정책 개발과 당헌·당규 개정, 인사쇄신 등 환골탈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당내 인사에 있어서도 세대교체를 해서 젊은정당, 미래 정당으로 가려고 한다.
-대선 정국을 보면 올해 11월까지만 하는 당 대표다. 미완으로 그칠 수 있지 않는가.
△이번 당 대표는 꽃길이 아니다.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당 대표는 나서겠다는 이유도 초선뿐만 아니라 여러 중진도 제안을 했다. 내가 패기만 외치고 나이 젊은 게 정답이라고만 했다면 제안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제안을 충분히 의견 수렴할 수 있고 당을 합일의 의견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부분을 1년 동안 목격했으니 그렇게 제안했다고 본다.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간의 연대나 단일화 전망도 나오는데.
△우리 나름대로 공통점도 찾겠지만 개별적으로 들어가 보면 정책 기조 측면에서 다른 게 많다. 단일화라는 것을 지금부터 말하면 낡은 정치 문법이다. 지금은 새로운 물결을 거세게 일으킬 때다. 단일화 프레임에 스스로 가둘 건 아니다. 각자가 가진 걸 다 꺼내 국민에 선보여야 한다. 그렇게 평가를 받고, 단일화는 그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야권의 정권 창출을 위해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꼭 필요한 과정인가.
△합당 또한 원칙이 있는 합당이어야 한다. 그 원칙은 합당이 정권교체, 대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지, 반드시 필요한지 등 그런 상호 공감대가 확보되면 그때 합당이라는 실무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지금 합당을 한다, 안 한다 논의보단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을 모집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하는 데 있어 원활한 합당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인지 듣고 싶다. 전대가 끝난 후 재검토해봐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매우 훌륭한 분이기도 한데, 훌륭한 분이 한 번이라도 더 우리당을 쳐다보게 해야 한다. 당의 ‘매력 자본’을 보강하고 당을 쳐다볼만한 집단 혹은 집합체가 돼야하는데 그 없이 그분 입에만 매달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마치 물줄기가 하나씩 모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행군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큰 무리와 함께 범야권 통합주자가 있을 것이다. 그 순리대로 절차 과정 거치면서 윤 전 총장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것이다. 또한 더 많은 당내주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플랫폼도 완전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로 해서 붐업이 가능하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내 대권 주자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당내 더 많은 주자들이 나오길 바란다. 이번 전당대회가 앞으로의 대선주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당에 에너지와 활력이 불어넣길 바란다. 침묵 속에서 외부에 계신 분의 입만 쳐다보는 건 좀비 정당이나 다름이 없다. 지지율도 허상이 있을 수 있다. 이건 온당한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당내에서 변화와 혁신으로 능력과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래야 누가 우리 당에 와도 국민들에게 정말 스릴 넘치는 대선 경선 과정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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