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24시] 코로나 시대 '불법 길거리 차량 경주' 급증에 골치 아픈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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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인 제이 샌포드(52)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교외에서 차량을 운전하고 집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길거리 경주, '드래그 레이싱'을 하고 있던 한 남성의 차량이 그의 차를 정면으로 들이받으면서 목숨을 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미국에서 길거리 차량 경주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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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부, 처벌 강화 입법..경주 양성화 시도도
두 아이의 엄마인 제이 샌포드(52)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교외에서 차량을 운전하고 집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길거리 경주, ‘드래그 레이싱’을 하고 있던 한 남성의 차량이 그의 차를 정면으로 들이받으면서 목숨을 잃었다. 조지아주 의회는 지난주 샌포드의 이름을 딴 길거리 경주 처벌 법안을 통과시켰다. 불법 길거리 경주를 하다 적발되면 최소 10일 구류를 살아야 하고, 5년 내에 3회 이상 적발되면 차량을 몰수하는 내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미국에서 길거리 차량 경주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 도로에서 일정 거리의 코스를 정해 속도 경쟁을 하는 길거리 경주는 경찰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급증 추세다.
미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시의 경우 지난해 6개월 동안 길거리 경주 민원이 1,000건 이상 접수됐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였다. 애틀랜타에선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2월 36건에 그쳤던 길거리 경주 관련 신고가 같은 해 10월에는 한 달간 568건까지 늘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지난해 말 길거리 경주 운전자들이 주요 고속도로를 1시간 동안 점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공업지대에선 주말 내내 2마일(3.2㎞) 거리의 직진 코스에서 길거리 경주가 벌어졌고, 거리는 빈 술병과 출발선을 알리는 페인트, 타이어 자국이 가득했다고 AP는 전했다. 결국 지난달 이곳에선 길거리 경주와 관련된 충돌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길거리 경주 급증은 경주를 미화하는 영화나 TV쇼의 영향을 무시하기 힘들다. 또 “(코로나19로 재택 기간이 늘어나자) 자신의 차량이 더 빠른 속도를 내도록 하고 싶은 사람들이 차량을 개조하고 과시하려는 시간을 가졌다”(스포츠심리학자 타미 에글스턴)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각 주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조지아 외에도 미시시피, 뉴욕, 애리조나주에서도 길거리 경주 제한 법을 잇따라 입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적발된 경주 참가 차량을 일정 기간 압류하는 정도에 불과해 경주를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콜로라도의 경우 길거리 경주를 정식 자동차경기장에서 개최하는 식의 양성화 시도도 하고 있다. 덴버의 밴디미어스피드웨이에 각자 자신의 차량을 갖고 나와 속도를 겨룰 수 있게 경찰이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16세 때 길거리 경주를 시작했으나 지금은 덴버 경기장에서 속도를 겨루고 있다는 레이 프로프스(58)는 AP에 “(이곳에서 경기를 하니) 사고, 동물, 어린이, 새 등 그 어떤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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