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아내 취업까지 챙기는 美 IT기업들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자사에 취업한 해외 IT 전문 인력의 배우자 일자리까지 챙기고 있다. 해외 우수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30여개 테크 기업들은 H-4 비자 소지자가 미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동 허가를 주는 것에 찬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H-4 비자는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소지자의 아내나 자녀 등 동반 가족이 받는 비자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5년 이 비자 소지자도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 허가를 받았다. 지금껏 이 비자를 통해 10만여명이 취업 자격을 획득했다.
구글 등 테크 기업들은 성명에서 “(H-4 비자 소지자에게) 노동 허가를 부여하는 것이 폐지될 경우 미국의 첨단 기술 비즈니스에 큰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한 노동자 단체가 “해외 전문 인력 비자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뺏겼다”며 H-4 비자 소지자의 노동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자, 테크 기업들이 나선 것이다.
테크 기업들이 이들의 노동 허가에 찬성하는 이유는 그 배우자와 관계가 깊다. 빅테크 기업들은 H-1B 비자를 활용해 해외 우수 인재를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로 수혈해왔다. 특히 인도 출신 개발자 중엔 이 비자로 미국에 건너온 사람이 많다. 2019년 기준 H-1B 비자를 받아 근무하는 직원이 아마존엔 약 3000명, 구글엔 약 2700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부부가 맞벌이로 일하는데 배우자가 미국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이 때문에 해외 IT 전문 인력들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크다. 캐서린 라카베라 구글 법률담당 부사장은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H-4 비자 소지자의) 노동 허가를 뺏는다면 미국으로 일하러 오는 사람들이 더 적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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