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의상 입고 공연 보러 오는 게임 이용자들

이기문 기자 2021. 5.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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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공연에서 게임 속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튬 이용자들/라이엇게임즈

세종문화회관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공연에선 연주뿐 아니라 캐릭터 인형·모형 전시, 게임 속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튬 이용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 3040세대 여성 관람객 위주였던 클래식 공연이 아니라 남성 관객이 50% 이상이었고 20대 예매율은 63.9%를 기록했다.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게임은 더 이상 단말기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며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의 서사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만나 전투를 벌이는 이 게임은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전사, 암살자, 마법사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가상의 대륙과 국가, 등장인물이 등장해 게임 속에서 저마다의 이야기와 개성을 뽐낸다. 게임 업체는 멀티 유니버스(다중 우주) 이론을 활용해 드라마와 영화·만화 속에서 다양한 게임 캐릭터가 뮤지션, 학생회장 등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 받아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든다. 게이머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더욱 몰입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 게임 업체들이 강점을 보였던 ‘스토리텔링’ 요소를 국내 업체들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컴투스의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 워’는 가공할 힘을 지닌 결정체 ‘마나크리스탈’을 두고 하늘을 무대로 여러 캐릭터들이 마법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100년간 이어진 전쟁 이야기와 ‘천공 의회’라는 하늘 섬이 등장한다. 2014년 출시된 게임의 기본 세계관을 복잡하고 정교하게 다듬기 위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스토리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예컨대 드라마 ‘워킹데드’의 제작사인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식이다. 원작보다 한층 확장되고 새로워진 세계관과 스토리, 신규 캐릭터를 등장시켜 충성 게이머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도시에서 총싸움 게임을 벌이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중국판 드라마 ‘천월화선’에서 e스포츠 프로 게이머 선수들의 이야기로 변모했다. 서로 다른 시대 속에서 크로스파이어의 프로게이머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노력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입힌 드라마 흥행에 게임도 덩달아 매출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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