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날 정도의 극심한 무릎 통증,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극복

최지은 메디컬 리포트 기자 2021. 5. 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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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마다 다른 뼈 모양과 크기
미리 확인해 수술 각도·높이 계산
뼈에 구멍 안 뚫고 절개 범위 작아, 통증 적고 감염 등 부작용 최소화

비 오는 날이면 욱신대는 무릎, 구부리고 펼 때마다 느껴지는 찌릿한 통증….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대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0대 이상 5명 중 1명은 퇴행관절염을 앓는다. 관절염 초·중기에는 주사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 마모 정도가 심한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접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수술보다 더 정확하고 안전하며 환자 회복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0일, 인천힘찬종합병원에서 이경훈 로봇인공관절센터 정형외과 과장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들었다.

이경훈 인천힘찬종합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 정형외과 과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더 정확하고, 출혈량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힘찬병원에서는 현재 약 4000례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했다. /인천=한준호 C영상미디어 기자

Q. 어떤 환자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나.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얇아지고 점차 닳으면서 허벅지뼈(대퇴골)와 정강이뼈(경골)가 부딪히며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연골이 닳아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 환자가 수술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평지를 걷거나 계단을 한 층 올라가면서도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면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생활의 질(質)이 달라진다. 적어도 예전처럼 울면서 걸어갈 일은 없다.”

Q. 힘찬병원에서는 지난해부터 로봇을 도입했다. 로봇 수술의 장점은.

“정확하고 정교하다는 것이다. 관절 수술에서는 다리 축 정렬과 인대·근육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의 경험이나 느낌에 의존해 밸런스를 맞췄다면 로봇 수술에서는 수치화된 정확한 계측(計測)이 이뤄진다. 수술 전 3D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뼈 절삭 범위, 인공관절의 크기와 위치를 미리 확인한다. 이후 수술실에서 다시 환자마다 다른 관절 상태를 반영해 근육, 힘줄, 인대 등을 고려해 수술 계획을 재확인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예정된 수술 범위 밖으로 절삭이 이뤄지지 못하게 하는 ‘햅틱 기술’을 적용해 더욱 안전하다. 주변 인대와 근육 손상도 피할 수 있다.”

Q. 회복 속도도 차이가 있나.

“그렇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는 다르게 뼈에 구멍을 내지 않고, 절개 범위도 작다. 수혈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출혈 양이 적다.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알레르기 반응, 감염 가능성 등 수혈로 인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2002년 문을 연 힘찬병원은 1세대 관절·척추 특화병원이다. 이후 인공관절 수술이 대중화되면서 규모를 확장해 현재 전국 6개 분원(강북·목동·부평·인천·부산·창원)에서 마코 로봇 시스템을 도입, 대부분 수술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약 4000례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마쳤다. 이 과장은 “우리나라 인공관절 수술 10건 중 1건이 힘찬병원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을 쓰더라도 의사의 판단이 들어간다. 인공관절 위치나 절삭 범위 등은 의사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로봇의 정확성과 의사의 숙련도, 병원이 쌓아온 재활 프로토콜이나 통증 컨트롤 노하우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서 환자의 회복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 인공관절 로봇도 종류가 다양하다. 마코 로봇을 선택한 이유는.

“마코 스마트 로보틱스는 무릎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로봇이라고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1000대 이상 팔렸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미국, 유럽 등 29국에서 약 45만 건 이상의 수술을 진행했다.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도 많이 발전했으니, 환자들이 수술을 무조건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한다.”

Q. 평소 관절 관리에 대해 조언한다면.

“체중 감량이 먼저다. 양반 다리도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므로 피해야 한다.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 강화 운동도 추천한다. 앉아서 다리를 쭉 뻗친 상태에서 허벅지 힘으로 5㎝ 정도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하루 12번씩 3~4세트를 반복하면 무릎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젊을 때부터 꾸준히 하길 바란다. 연골 손상이 있는 상태라면 무릎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스쿼트 같은 운동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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