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앞두고 與 차기주자 호남 총집결.. '경선연기론' 변수

이정현 2021. 5.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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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권 '빅3' 광주민주화운동 앞두고 민심 다지기
'사면론 사과' 李 vs 전남·북 배지 끌어모은 丁.. 필요한 건 시간
이재명 호남 '전략적 선택'에 기대, '경선 연기론'은 반대
결단 유보한 송영길, 군소 후보도 "경선 연기론 매듭 지어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 ‘빅3’(이재명 이낙연 정세균)가 호남에 총출동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민심을 사로잡아 내달로 예정된 예비경선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호남 적자론’과 ‘전략적 판단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선 연기 논란’이 변수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는 18일 광주서 열리는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호남에 집결하고 있다. 일찌감치 호남으로 내려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광주행을 예고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에 의미가 특별한 만큼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광주 찾는 ‘빅3’… 호남 배지 쟁탈전 치열

이 전 대표가 16일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이날 광주서 밝힌 ‘광주구상’에서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올해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제안했던데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사이의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거론했다”며 “성찰을 계속했고 많이 깨우쳤다. 국민의 뜻을 살피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면론’이 지지율 하락의 결정타였다 보고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관련 발언에 대해 “사실상 대권도전을 선언한 것으로 보아도 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에는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호남에서 이 전 대표와 가장 강하게 충돌하는 주자는 정 전 총리다. 대세론이 꺾인 이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을 흡수해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날 전남 여수를 방문한데 이어 순천을 거쳐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에 참석한다.

호남 밑바닥 당심을 챙길 지역구 의원 쟁탈전도 뜨겁다. 정 전 총리가 지난 13일 광주·전남 의원 6명의 지지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김대중 리더십’으로 호남 정치의 적자임을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애초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들은 이낙연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1/3을 돌려세우며 ‘전남=이낙연’이란 등식에 금을 냈다. 16일에는 전북 지역구 7명의 의원과 회동하며 역시 지지를 확인했다.

여권 대권선호도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는 오는 17일 전북, 18일 광주에서 1박2일로 호남 일정을 소화한다. TK 출신인 이 지사는 본선 경쟁력을 앞세워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기대를 하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맞서 승리할 후보는 자신임을 내세운다면 호남 후보론을 제압할 수 있다고 본다. 전북 전주의 김윤덕 의원과 광주가 지역구인 민형배 의원 정도가 호남의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경선 연기론이 변수, 송영길 결단 임박

정치권에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지나는 대로 대선 경선 연기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를 것으로 본다. 대선 선거일 180일 전까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 현재의 당헌을 고쳐 9월10일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경선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것이다. 선두 주자인 이 지사 측은 ‘경선 연기 반대’를, 추격하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당이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연기를 바라는 뉘앙스다.

당권을 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차분히 고민해 보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하지만 당 원로들까지 경선연기 논란에 가세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장고를 이어가긴 어렵다.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박용진 의원은 “하루빨리 경선 일정 연기 논란을 매듭짓고 ‘대선기획단’을 구성해 후보간 경쟁의 장을 준비해달라”고 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그는 “예비경선에서부터 다른 모습, 치열한 모습을 보여 드려야 국민의 기대와 지지가 다시 돌아온다”며 “지금 이대로면 형식적인 과정을 거쳐 확장성 없는 단순 지지자 여론조사 끝에 하나마나한 싱거운 경선으로 끝날 것”이라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 16일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 네번째) 지지 의사를 밝히며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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