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사람 몰아주는 호남민심.. 아직은 강자없는 '3인 전투'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이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호남은 그동안 영남 출신이라도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등 ‘될 만한 사람’을 확실하게 밀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지만 이번엔 아직 뚜렷한 강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애초 호남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지사까지 지낸 이낙연 전 대표가 우세했다. 작년 5월만 해도 호남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약 50%에 달하며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하지만 작년 8월 집권 여당 대표를 맡은 뒤 ‘정권 실정(失政) 책임론’에 직면하면서 작년 말엔 호남 선두를 이 지사에게 내줬다. 이어 연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거론했다가 격차가 더 벌어진 후 최근 이 전 대표가 다시 추격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여기에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전 총리가 퇴임 후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면서 호남 민심의 방향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7~8일 전국 성인 1008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에 따르면, 호남에서 이 지사(24.7%)와 이 전 대표(24.7%)의 지지율이 같았고, 정 전 총리가 14.1%를 얻었다.
호남 국회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 전 대표는 이개호·이병훈·김승남·소병철·윤재갑 등 광주·전남 의원 중심으로 10여명이 돕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안호영·김성주 등 전북 의원 다수에 최근 양향자·이용빈·신정훈 등 광주·전남 의원까지 10여명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의 경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은 민형배·김윤덕 의원 정도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비공식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이 제법 있다”고 했다.
호남에서 ‘전략적 선택’을 받으려면 야권 후보와의 경쟁에서 확고한 우세를 보여야 하지만,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모두 그런 상황은 아니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의원은 “호남 민심은 결국 ‘될 사람에게 몰아준다’는 것”이라며 “출신지나 친문 여부가 아니라, 본선에서 야당 후보를 확실히 이길 수 있는지가 후보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야권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호남에서 이 지사, 이 전 대표에 앞섰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지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5월 집계에선 10.2%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잘못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축으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개헌에 나설 때가 됐다”며 이른바 ‘광주 구상’을 제안했다. 이 지사는 17일 전북에서 종교계 인사 면담과 재래시장 방문 등 일정을 가진 뒤 18일엔 광주에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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