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반세기의 몸짓..유진규 마임 인생 50년 공연

선명수 기자 2021. 5. 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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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서 22·23일
대표작 '빈손' 시작으로
'내가 가면..' 등 주요 작품
해설과 함께 선보여

[경향신문]

한국 마임 역사의 산증인인 유진규의 ‘마임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오는 22일과 23일 양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다.

기획 공연 <내가 가면 그게 길이지>는 올해 칠순을 맞은 유진규의 마임 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로 그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예술의전당이 기획해 선보이는 첫 마임 공연이기도 하다.

22~23일 이틀간 네 차례 열리는 공연은 서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첫날 공연은 한국 마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그의 대표작 <빈손>을 무대에 올린다. 1998년 초연한 공연으로, 유진규가 “나의 정체성, 나의 피에 대한 이야기”(지난 2월 경향신문 인터뷰)라고 밝힌 작품이다. ‘신칼’(사진) ‘한지’ ‘향’ ‘빈손’ 등 총 4부작으로 이뤄진 <빈손>은 사물놀이와 상여소리, 향, 한지, 정화수 같은 한국 고유의 소리와 오브제가 지닌 상징의 원형을 끄집어내 인간 영혼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의 제례의식과 무속 신앙을 바탕으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빈손’일 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23일 공연에선 유진규의 주요 레퍼토리를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1972년 초연한 유진규의 첫 마임 공연이자 사회풍자 마임인 <억울한 도둑>을 비롯, 우리 고유의 몸짓에 대해 고민하며 만든 작품인 <밤의 기행>(1991년), 마임에 언어적 요소를 더해 ‘나’의 존재에 대해 묻는 작품 <있다? 없다?>(2001년), 오늘날 코로나 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최신작 <모든 사람은 아프다>(2021년)까지 총 6편으로 유진규 작품의 변천사를 톺아볼 수 있는 공연이다.

첫날 <빈손> 공연에는 일본 SCOT 극단 배우 변유정과 프로젝트 풍물패 ‘빈손굿’이 함께한다. 둘째날 <내가 가면 그게 길이지>에는 소리꾼 배일동, 즉흥연주가 이한주, 바이올리니스트 강해진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일 양일 오후 1시 예술의전당 잔디광장에선 ‘어린이를 위한 야외공연’이 열린다. 후배 예술가들이 유진규의 마임 인생 50년을 축하하는 공연으로 서커스 곡예사 안재근, 버블 아티스트 ‘버블드래곤’, 코미디 서커스팀 ‘팀 퍼니스트’ 등이 출연한다.

마임이스트 유진규는 1972년 에저또 소극장에서 국내 최초의 마임 드라마 <첫 야행-억울한 도둑>을 선보인 후 현재까지 마임 배우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1989년 한국마임페스티벌을 춘천마임축제로 명칭을 바꾸고 발전시켜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이끈 주인공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 촛불집회 당시에도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저항의 퍼포먼스 작업을 계속해 왔고, 현재는 춘천 중도의 세계 최대 청동기 유적 위에 레고랜드를 건설하는 사업에 반대하는 ‘중도걷기’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장소 특정형 공연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극장 공연이 어려웠을 때 춘천 옛 시장의 모습을 설치미술과 공연 형태로 복원해 팬데믹 현실을 드러내는 공연 <요선시장코로나땡동그랑땡>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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