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는 의원 쌈짓돈?..자기 식당 '셀프 결제', 휴일 맛집에 '펑펑'
[앵커]
주민을 대표해 자치단체를 감시,견제하는 지방의회 의장단에게는 업무추진비가 지원됩니다.
공적인 업무에 쓰라고 지원되는 이 비용, 의원들은 어디에, 어떻게 썼을까요.
KBS가 경남 18개 시,군의회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쓴 업무추진비 내역을 들여다봤더니, 엉터리 집행이 수두룩했습니다.
차주하 기잡니다.
[리포트]
경남 사천시의 한 식당.
점심시간, 한 남성이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합니다.
사천시의회 김규헌 의원입니다.
이 식당은 김 의원의 부인 명의로 돼 있습니다.
사천시의회 의장단은 이 식당에서 2018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12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 3백11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전반기 의장단이었던 김 의원이 직접 쓴 금액만도 182만 원으로 절반이 넘습니다.
사용 목적은 '간담회', 주제나 참석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규헌/경남 사천시의회 전반기 의회운영위원장 : "가서 맛 좀 보자고 (상임위 위원들이) 자기들이 건의해서 저도 아무 생각 없이…."]
주말 업무추진비 사용도 부지기숩니다.
같은 기간, 하동군의회 의장단이 주말에 쓴 업무추진비는 307차례, 2천5백만 원에 이릅니다.
신재범 전반기 의장은 주말에 자신의 거주지인 옥종면에서만 32차례, 3백만 원 넘게 쓰고, 대부분 '직원 격려용'이라고 적었습니다.
휴일 저녁 서울의 고깃집, 주말 낮 통영의 게장집 등 전국 곳곳의 음식점 영수증만 17건입니다.
[신재범/하동군의회 전반기 의장 : "(서울에서 업무추진비를 쓴 것은) 출장 가서 손님과 식사한 건데 공무원들이 오류가 있었는가 봅니다."]
의회 직원 선물 구입에도 아끼지 않습니다.
통영시의회가 2년 반 동안 의회 직원 20명에게 준 선물만 26차례 거의 2천만 원어치나 됩니다.
직원 한 명당 90만 원이 넘습니다.
행정안전부 규칙상 의회 직원 선물은 명절과 연말, 생일 의례적 수준에서만 가능한 데도, 이를 어긴 겁니다.
[배도수/경남 통영시의회 부의장 : "업무추진비가 조금 여유가 있어서 수고한 직원들한테 작은 선물이라도…."]
국민권익위원회는 휴일이나 관할이 아닌 곳에서 업무추진비 사용을 제한하도록 의회마다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감사받도록 권고했지만, 전국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47곳은 조례나 규칙이 없고 58곳은 감사규칙에서 빠져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영상편집:서다은/그래픽:김신아 박재희
차주하 기자 (chas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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