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만나지 않아도 보험 가입 가능

대면 의무 면제, 전화 계약 허용
모바일 청약 때 전자서명 1회만
금융위, 시행령 개정 등 입법예고

[경향신문]

보험설계사를 만나지 않고 전화만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절차가 간소화된다. 모바일 청약 시 전자서명은 한 번으로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등을 입법예고했다. 우선 보험설계사가 소비자를 반드시 한 번은 만나야 하는 대면 의무를 면제하고 전화로 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설계사가 전화로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을 설명·녹취하고, 보험사가 녹취를 확인하는 등 전제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한시적으로 적용 중인 규제 유연화 조치를 상시화하기로 한 것이다.

모바일로 보험 청약절차를 진행할 때 전자서명을 여러 번 입력해야 했던 불편함도 개선된다. 전자서명은 절차를 시작할 때 한 번만 하고 소비자가 서류내용을 확인한 후 서명란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다만 전체 일괄동의 또는 일괄서명 방식은 금지된다. 각 항목별로 별도 팝업 페이지에서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전화로 보험을 모집할 때 보험설계사가 표준 스크립트 전체를 직접 낭독해야 했던 것도 바뀐다. 낭독은 AI 음성봇이 하고 소비자는 표준 스크립트를 듣고 설계사에게 질문이나 추가 설명을 요청하는 식으로 개선된다. 기존에는 설계사가 30분 가까이 스크립트를 낭독하는 과정에서 속도도 일정하지 않고 발음이 부정확해 소비자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보험상품의 중요사항은 전화로 설명하고 녹취하되 서류작성 등 청약절차는 모바일로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허용된다. 또 모든 보험상품에 대해 보험 완전 판매 모니터링(해피콜)을 온라인(e메일·문자메시지)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화상통화를 통한 보험계약도 허용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상반기에 관련 모범규준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외에 전화 모집 시 단순 상품안내를 뺀 모든 절차(중요사항 설명·청약)를 모바일로 대체하는 방안, 표준 스크립트 분량 축소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