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1346쌍 "택배 일 같이해요"
'가족과 함께' 작년보다 14.4%↑
[경향신문]
정운철씨(45)는 6년차 택배기사다. 스포츠의류 수입 사업이 어려워지자 친구 권유로 택배 일에 뛰어들었다. 택배기사가 된 지 3개월 후엔 아내 최은영씨(42)도 합류했다. 정씨는 “아내가 함께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다 보니 고객사 영업에 집중할 수 있어 수입도 덩달아 늘었다”며 “고객 클레임이 없을 정도로 서비스에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부부의날(5월21일)을 맞아 택배기사 2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부는 2692명(1346쌍)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부부 택배기사는 지난해(2450명)보다 9.9% 늘었다.
부부를 포함해 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는 4002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14.4% 증가했다.
가족 택배기사가 늘어난 이유는 물량 증가로 수입이 커진 데다, 개인사업자라는 특성상 외부인을 쓰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일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주 2~3회 일손을 보태는 방식으로 시작했다가 물량이 늘어나면 담당 구역을 분할해 본격적으로 수입을 올린다. 과거보다 물량은 늘었지만 이동해야 하는 배송 구역이 좁아지고 한 집에 2~3개씩 전달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면서 작업 효율성도 높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이 퍼진 점도 가족 택배기사가 늘어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며 “부부 합산 연평균 수입은 1억2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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