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대선 주자..줄 찾는 친문·친노
[경향신문]
이낙연, 친문 지키기에 주력
이재명, 이해찬계 접점 넓혀
정세균, 당내 기반 세력 확장
의원들 선택지 놓고 고심 중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당내 다수인 ‘친노(무현)·친문(재인)’ 세력들도 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노·친문 직계’라고 불릴 만한 유력 대권주자들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각자의 강점·인연을 앞세워 친노·친문 인사들과 현역 의원들을 끌어들이면서다. 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지지를 보이지 않은 친문계 인사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여권 ‘빅3’의 이들을 향한 구애는 경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광장’에서 이름을 딴 전국 지지 조직 ‘민주평화광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지사는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강점에 ‘원조 친노’ 이 전 대표의 후광을 더해 친노·친문과의 접점을 넓히려 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해찬계’인 조정식·이해식·김성환 의원도 지난 12일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 참여했다. 오는 20일 이 지사 지지 의원 모임인 ‘성장과 공정 포럼’이 출범하면 백혜련 최고위원처럼 친노·친문에 가까우면서도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가 늘어날 수도 있다.
정 전 총리는 당내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을 내세워 친문으로의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전남에 이어 16일 전북지역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면서 지지 의사를 받아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무수석 출신의 한병도 의원 등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사들도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문재인 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인 김영주 의원 등 기존 정세균계 의원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친노·친문 핵심 세력 껴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꾸린 ‘친문’ 참모진을 가동하면서 친문 지키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으로 호흡을 맞춘 박광온 의원과 윤영찬·정태호 등 친문 의원들이 경선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친문’ 지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지지 세력을 넓히고자 군소 대권주자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5~6일 ‘친노’ 김두관·이광재 의원과 차례로 만났으며,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 공식 출마 선언식에 참석했다.
친문 의원들도 어떤 입장을 밝힐지 고심하고 있다. 경선 초반부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힐지, 예비경선을 통해 후보군이 구체화될 즈음 본격적인 지지에 나설지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범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4.0’은 지난 14~15일 워크숍을 열어 대선 경선 움직임 등을 논의하려다 취소하기도 했다. 한 친문 초선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생각들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친문 의원들이 일괄적으로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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