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윤석열, 광주서 별의 순간 잡을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6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41주년을 맞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8일 광주를 계기로 정치행보를 본격화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이외에도 여권 대선주자들은 모두가 앞다퉈 광주를 찾았거나 광주행을 예고한 상황이다. 5·18의 광주가 여야 대권주자들의 '별의 순간, 별의 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16일 "최근까지 윤 총장이 5·18을 맞아 광주에 가거나 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를 계기로 정치 행보를 공식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윤 전 총장의 공식적인 첫 정치행보로 5·18 광주행은 현명한 선택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보수적 색채를 최소화하고 중도와 진보진영의 지지세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셈법이다.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윤 전 총장이 안정적인 '보수 합류'를 택할지 모험적인 '제3지대' 행을 택할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된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현안 여론조사(MBN·매일경제 의뢰·11~12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참조하면 윤 전 총장은 광주·호남에서 4.3% 지지를 얻는데 그쳤지만, 여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는 호남지역 지지율이 12.6%까지 올랐다.

광주가 윤 전 총장에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호남을 텃밭으로 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 대권 주자들도 잇따라 광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당장 이 전 대표는 16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연초 전임 대통령의 사면을 거론했던 것에 대해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5·18을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호남지역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혀왔으나 올해 초 사면 발언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 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 지사,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도 호남행을 계획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5일 전북 시·군 순회에 이어 16~17일 전남 여수와 순천지역 방문 18일 광주에서 5·18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 이 지사는 17일은 전북, 18일은 광주 기념식 참석 등의 일정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에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 의원도 17~18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 방문하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