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데이터거래소 출범 1주년] 자체 노하우 풍부.. 일등공신 '카드사'

황두현 2021. 5. 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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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만에 금융데이터거래소의 거래량이 2300건을 넘었고, 참여사도 700곳이상으로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데이터 관련 부서장은 "거래소 출범 당시 기관별로 데이터를 등록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일부 자료만 올렸을 뿐"이라며 "거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굳이 내부 데이터를 가공해 거래소에 등록할 유인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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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안원 제공

출범 1년 만에 금융데이터거래소의 거래량이 2300건을 넘었고, 참여사도 700곳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거래소 내에 데이터 등록량이 누적되면서 올해 들어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만 635건이 이뤄졌고, 2분기가 절반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미 570건을 넘었다.

거래소 활성화의 '1등 공신'은 카드사다. 출범 원년 회원사인 신한카드(131개)를 비롯해 KB국민카드(110개)와 삼성카드(80개) 등 카드업계는 결제기반으로 확보한 350여건의 데이터를 등록했다. 관광지나 지역별 매출·상권 정보 등 다수의 결합 데이터도 카드사의 정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카드사 데이터는 유·무료를 막론하고 수요가 많았다. 16일 기준 주간 인기 상품은 신한카드의 '맞춤형 광고 제공을 위한 카드 소비 데이터'였다. 무료 상품 중에는 KB국민카드의 '비대면·언택트 소비 선호도 분석' 이나 삼성카드의 '코로나19 전후 업종별 소비 건수 증감률' 등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이 높았다.

카드사의 적극적인 참여는 데이터 거래 사업 노하우가 풍부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이 데이터 이용 활성을 독려하기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데이터 거래를 통한 수익원 확보에 공들여왔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신한카드가 2014년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센터를 만든 뒤, 2017년 KB국민카드도 빅데이터 전략센터를 개설하는 등 카드사는 일찌감치 데이터 활용에 심혈을 기울였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거래소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카드사나 신용평가사는 신사업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활용 노하우를 쌓아왔다"며 "다른 금융권에 비해 민감한 고객 정보가 덜한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중에는 은행권(55개)과 증권(16개) 등이 많았고, 신용평가사(98개)와 부동산 정보기업 등 비금융사들도 데이터 등록에 활발히 참여했다.

다만 아직 일부 기업에 편중됐다는 한계도 있다. 은행의 절반가량인 6곳이 데이터를 등록조차 하지 않았고, 고객의 신체·질병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보유한 보험사 중에서도 KB손해보험을 제외한 5곳의 데이터 등록은 '제로'였다. 거래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데이터 관련 부서장은 "거래소 출범 당시 기관별로 데이터를 등록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일부 자료만 올렸을 뿐"이라며 "거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굳이 내부 데이터를 가공해 거래소에 등록할 유인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보안원은 거래소가 출범된 지 1년밖에 되지 않는 만큼 부족한 점은 자연스레 보완될 것으로 본다. 민간 기업의 데이터 활용 역량이 우수해지고, 데이터 거래에 대한 인식이 제고될수록 참여기업과 거래량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현재 거래소가 아닌 민간의 영역, 이른바 '장외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도 빈번하다고 보고 있지만, 이 또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 부합하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민간의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데이터 거래야말로 이상적인 거래 형태"라며 "거래소의 역할은 활성화의 기반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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