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만들어 놓고 성내는 민주당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정해지자
이낙연·이재명 "기대 어긋" 비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사건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으로 정하자, 여당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민의 기대에 어긋난다", "경찰이 수사하면 그만인 사안" 이라며 공수처를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수처 출범이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것인데다, 김진욱 공수처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임명했다는 점을 들어 '여당이 입맛에 맞는 수사만 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6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에서는 '이럴려고 공수처를 만들었던가'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위직들에 대한 거악을 척결하려고 만든 것이 공수처인데, 조희연 인사 비리 의혹을 감사원에서 감사 다 진행한 뒤 공수처에서 수사하겠다고 하니 민주당에서는 한탄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황 평론가는 "공수처는 대한민국 헌법 체계 하에 입법부, 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기형적인 조직이다. 검찰을 약화시키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야당에서는 공수처에 대해 냉소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특별감찰관'이라는 제도가 4년여동안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수처도 그렇게 될 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무리를 해서 만든 조직이 공수처다. 자신들이 만든 것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공수처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수처법에 위반되는 것이 없다면, 공수처에서 어떠한 수사를 하던지 간에 뭐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윤석열이 왜 떴나. 간단하게 보면 민주당이 권력기관을 상대로 '감놔라, 배놔라' 하니까 뜬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0일 조희연 교육감 사건에 대해 '2021년 공제 1호' 사건 번호를 부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조 교육감은 2018년 11월 중등교사 특별 채용 과정에서 부교육감과 국장, 과장 등이 반대하자 이들을 배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을 특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를 직권남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의 오랜 기다림 끝에 출범한 공수처의 1호 수사가 해직교사 특채라니 뜻밖이다"라며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철저하게 수사하길 바랐던 국민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4월 30일 기준으로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이 1040건에 달하고, 그 가운데 3분의 2가 판·검사 관련 사건, 그중 400여 건이 검찰 관련 사건"이라며 "수많은 권력형 비리를 제쳐두고 해직교사 복직이 1호 수사 대상이라니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시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고 말할 법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해직교사 특별채용은 법률(교육공무원법 제12조)에 근거해 이뤄져 온 일"이라며 "만일 채용절차 등에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경찰이 수사하면 그만인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쌓이고 있는 검사비리의혹 사건을 다 제쳐두고 일개 경찰서 수사과에서도 할 수 있는 사건을 1호 사건으로 공수처가 선정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도 "공수처가 중대범죄도 아닌 '진보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의 건' 대해 별스럽게 인지 수사를 한다고 했다"고 불평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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