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2루수는 누구인가?" 올해는 드디어 결론 나오나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해마다 수비가 늘고 있다"
LG는 해마다 물음표가 발생한 포지션이 있다. 바로 2루수다. 지난 해에는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정근우를 깜짝 영입해 어떻게든 취약점인 2루 자리를 보강하려고 애썼다.
늘 시즌 마지막에는 정주현이 주전 2루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주전이라 하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전에도 마찬가지로 'LG의 2루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올해도 정주현이 정답으로 가고 있다. 무엇보다 내야수로 복귀한 201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수비 실력이 늘고 있어 LG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정주현은 한때 외야수로 전향하는 등 '방황'을 하기도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야수로 돌아왔다. 류지현 LG 감독은 그를 다시 내야로 복귀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류지현 감독은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외야로 보냈지만 외야수로서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럴 바에는 새로운 것을 하는 것보다 어릴 때부터 해왔던 내야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판단이 들었다"라고 정주현을 내야로 복귀시킨 이유를 밝혔다.
내야수 출신인 류지현 감독은 수비코치 시절에도 정주현을 눈여겨봤기에 누구보다 그의 성장폭을 잘 알고 있다.
"정주현은 해마다 수비가 늘고 있다"는 류지현 감독은 "내가 수비코치 담당을 할 때만 해도 일정하지 않고 변형된 타구가 오면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모습이 있었다. 두 다리가 정지되면서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 '다리를 계속 앞뒤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작년에도 많은 발전을 했다. 류중일 감독님이 '수비가 참 많이 늘었다'고 많이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급박한 상황이 오면 여유가 없는 부분이 있었다. 올해 느끼는 정주현은 그런 부분이 해소됐다.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것을 보면서 기량이 또 늘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주현은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환상적인 호수비를 선보였다. LG가 4-0으로 앞선 4회초 박해민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뒤 역동작으로 1루에 송구,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마운드에 있던 이민호는 깜짝 놀란 듯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류지현 감독은 "노바운드로 던지려고 마음을 먹은 것 자체가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송구를 했다고 본다. 자신감 없이 빨리 던지려고만 했다면 좋은 송구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돌아봤다.
LG는 지난 2018년 강승호와 박지규에게 주전 2루수 기회를 제공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래서 정주현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항상 정주현의 2루 자리는 위협을 받았지만 어쨌든 정주현은 지금까지 자신의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수비를 바탕으로 진정한 주전 2루수로 거듭나는 중이다.
[LG 정주현이 14일 오후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LG의 경기 5회초 1사 2,3루에서 구자욱의 타구를 잡은뒤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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