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이전에 인간이 되라"..문정복 vs 류호정 '설전'에 등판한 황교익

황교익, 류호정 겨냥 "상대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화를 내었으면 사과를 하는 게 인간의 도리"
"감정이 격해져 있으면 상대의 말을 오해하는 게 다반사..그런데 류호정을 비롯한 정의당 사람들은 류호정의 실수를 시인하지 않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회에서 설전을 벌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겨냥해 "정치인 이전에 인간이 되라"고 일침을 놨다. 황교익씨가 문정복 의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비판을 하지 않아 그를 두둔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했다.

16일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류호정은 지난해 노동절에 노동자를 '당신'이라고 불렀습니다"라며 관련 기사 링크를 함께 게재했다.

황씨는 "류호정은 '당신'이라는 단어의 다양한 용법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라며 "'당신'이 적어도 '맞서 싸울 때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님을 류호정도 알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대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화를 내었으면 사과를 하는 게 인간의 도리입니다"라며 "정치인 이전에 인간이 되십시오"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정의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황씨는 "정의당 배진교가 박준영 장관 후보자가 마치 범죄 행위를 한 것처럼 발언했고, 더불어민주당 문정복은 배진교에게 항의를 했으며, 배진교가 항의에 반발하며 '그렇다면 왜 박준영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느냐'며 따졌고,이에 문정복은 '당신이 국정운영에 부담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정의당 류호정이 '당신?'이라며 문정복에게 대들면서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당신이라는 단어의 용법이 기묘합니다. 극존칭이기도 하고 하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라며 "문정복의 '당신'은 박준영을 지칭한 것으로 박준영에게 예의를 갖춘 것입니다. 류호정은 이를 잘못 알아듣고 배진교나 류호정에게 '당신'이라고 하대한 줄 안 것이지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감정이 격해져 있으면 상대의 말을 오해하는 게 다반사입니다"라며 "그런데 류호정을 비롯한 정의당 사람들은 류호정의 실수를 시인하지 않습니다. 문정복의 '박준영 장관 후보자 당신'을 잘못 알아듣고 대들며 '당신?'이라고 한 것은 마치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라고 정의당에 날을 세웠다.

황씨는 "정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당신을 지킵니다'는 구호를 내놓았습니다. '당신'이 국민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라며 "이걸 류호정이 문정복에게 했던 식으로 받아들여보겠습니다. 뭐? 당신? 국민이 만만해 보여요?"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정의당에게 묻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는 저 구호의 '당신'은 류호정이 했던 식으로 해석하는 게 맞지요?"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한편, 문 의원은 지난 13일 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홍기원 민주당 의원과 함께 정의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 찾아가 항의했다. 당시 배 의원은 당일 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외교행낭을 이용한 부인의 밀수 행위는 명백히 외교관 직위를 이용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발언 직후 홍 의원은 배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에 사실이 아니라고 따졌고, 배 원내대표가 "그러면 장관 후보자가 왜 사퇴했냐"고 반문했고다. 옆에 있던 문 의원은 "그거야 당신이 국정에 부담을 주기 싫으니 자진 사퇴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류 의원은 "당신?"이라고 대응하며 언쟁을 시작했고, 문 의원은 류 의원에게 "야!"라고 반말하며 언성을 높였다. 문 의원이 "어디서 지금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목소리를 높여"라고 호통치자, 류 의원은 "우리 당이 만만해요? 저기에는(국민의힘) 한마디도 못 하면서 여기 와서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맞받아쳤다. 여당 의원들이 문 의원을 만류하면서 다툼은 일단락됐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