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직에 홍종기·조대원 출사표..현재 도전자 6명
조대원 "친박 오른팔, 친이 왼팔, 배신의정치 안 돼" 일갈
43세 홍종기 부대변인은 청년최고위원 출마선언
22일 후보등록까지 추가 출사표 주목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16일 '반도체 변호사' 홍종기 중앙당 부대변인(경기 수원시정 당협위원장)과 '17년차 당원' 조대원 전 경기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천강정 경기도당 치과의사네트워킹위원장, 원영섭 전 미래통합당 제1조직부총장, 배현진 국회의원(서울 송파구을·초선), 김재원 전 3선 국회의원이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이날까지 총 6명의 후보자가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변호사로 만 7년 일했던 홍 부대변인은 현재 43세로, 만 45세 미만자가 출마할 수 있는 청년 최고위원직에 유일하게 도전장을 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2030세대와 5060 세대 사이를 조율하는 반도체가 돼 세대갈등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정책 전도율을 가진 '반도체 정당', 국민에게 필요한 비전·정책 및 인재를 공급하는 '서비스 정당'을 만들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홍 부대변인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등 어록을 들어 "국민의힘 버전 '프랑크푸르트 선언 2.0'을 반드시 이루어 내고 국민들이 느끼셨을 구태와 과오를 모두 소각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작년까지 글로벌 기업에서 애플, TSMC 등 반도체 강자들과 싸웠다"며 "미·일 반도체 장비업체간 합병을 막아 우리 반도체 기업이 해외 장비업체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고, 미국 국세청과 법리논쟁을 통해 우리 기업이 미국에 납부한 막대한 세금을 반환받아 수십조원 이상의 이익을 쟁취했다"면서 개혁 추진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부대변인은 청년정책 대안으로 △군인임금 현실화 △청년근로자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 및 재해보상 강화 등을 제시하는 한편 당 청년 정치 개혁 방안으로 △군복무 중 상해 청년의 지방선거 공천우대 △정치권 진출 청년 공개경쟁제도 △사무처·보좌진 직원 처우 개선 △빅데이터 기반 선거운동 도입 △일류기업의 기획 및 정책개발 능력 벤치마크 △책임당원 및 원외당협 목소리 경청 등을 내걸었다.
51세인 조 전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선언문에서 "저 조대원, 2년 전 '대구경북 연설회장에서 5.18 사죄' '전당대회장에서 친박(親박근혜) 8적 퇴출'을 외쳤다. 국민이 우리 당에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담대한 길을 택했다"며 "작지만 한결같은 혁신의 노력이 보태졌기에 국민이 우리 당을 '반대의 목소리가 살아있는 깨인 정당' '상식과 포용의 따뜻한 정당'으로 믿어줘서 4.7 보궐선거의 압승을 이끌어냈다"고 피력했다. 그는 앞서 올해 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모에 도전하기도 했다.
조 전 위원장은 과거 계파 소속 인사들의 당대표·최고위원직 출마를 겨누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의 오른팔'임을 자처했지만 결국 권력자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권력에 빌붙어 비굴하게 정치생명을 이어온 '기득권의 오른팔'로는 안 된다"며 "대선 승리에 방해된다며 홍준표(현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은 결사적으로 막으면서 어떻게 '대통령팔이'를 하며 우리 당을 망치고 나라까지 망친 구태 인물의 지도부 입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냐"고 했다. 나아가 "친박의 오른팔이 나서야 하나. 친이(親이명박)의 왼팔이 나서야 하나. 묵묵히 헌신해온 대다수 우리 당원들처럼 저도 한 자리 받으려 기웃거리며 '쪽 팔리게' 살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 전 위원장은 "오직 보수 개혁을 통해 이 나라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30대와 40대를 오롯이 이 당에 바친 17년 차 당원 조대원이 제대로 일해 보겠다"며 "자랑스러운 제 고향 TK(대구·경북)가 '배신과 구태정치의 본산'으로 추락해 전국적으로 손가락질 받는 치욕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발언을 미루어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을 지낸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당대표 출마, 과거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됐던 김 전 의원의 최고위원 도전은 물론 홍준표 의원 복당 반대의 주를 이루는 '유승민계' 등을 동시에 겨눈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전 의원은 14일 SNS에 올린 '출마 인사'에서 기존 책임당원을 권리당원으로 개칭하고 "당원의 의사를 배제하고 공천권을 멋대로 전횡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당심(黨心)에 호소했다. 이와 동시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박근혜 정부의 '악연'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휘부의 일원으로 윤 전 총장 영입에 앞장서면 국민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원내 후보인 배 의원도 1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책임당원의 비율을 높이자는 의견에 찬성하고, 낮추자는 건 반대"라며 당원 권리를 강조했다. 다만 친홍(親홍준표)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윤 전 총장 영입을 피력하는 대신 "국민들이 신뢰하는 공정한 경선 관리로 감동적인 경선의 장을 이뤄내고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승리의 후보를 반드시 탄생시키겠다"고 했다.
원 전 부총장은 11일 출마 선언에서 탄핵 찬·반 갈등 정치인들의 진퇴를 촉구하는 한편 "저는 우리 당의 가장 험지에서 탄핵으로 침몰해가는 우리 당을 끝까지 지켰다. 특히 젊은 당직자들이 대거 탈당해 당을 지탱할 유능한 실무자가 절대적으로 없는 상황에서,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젊은 위원장으로서 당에 남아 당의 위기를 최일선에서 해결해내기 위한 여러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건국 이래 기적의 70년을 다시 만들어나갈 젊고 유능한 국민의힘을 다른 누군가가 아닌 여러분의 손으로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10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천 위원장은 "이제 임기 끝날 때마다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임기 5년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낼 때가 됐다. 대통령의 권한을 쪼개야 한다"며 의원내각제로의 헌법 개정을 화두로 내세웠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고위원 4인과 청년 최고위원 별도 1인을 각각 선출하며, 전대 후보 등록은 이달 22일 하루 동안 진행 된다. 현재 당대표 후보군만 10명 이상 난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출마자가 적은 최고위원직 도전자가 추가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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