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외신건물까지 파괴.. 유엔 "경악.. 혼란스럽다"

윤지로 2021. 5. 16. 18: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일(현지시간) 오후 AP통신과 알자지라 등 외국 언론사가 입주한 가자지구 건물이 이스라엘 공격에 무너졌다.

게리 프루잇 AP통신 사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AP와 다른 언론사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파괴했다는 데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며 "이스라엘은 이 건물에 오랜 기간 기자들이 상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팔 무력충돌 격화.. 최소 191명 사망
"하마스 세력 잠복".. 이, 美에 증거 제시
네타냐후, 건물 폭파 후 바이든과 통화
무차별 공습·포격으로 희생자들 속출
대부분 어린이·여성 등 무고한 민간인
언론들 "이軍 보도 방해 위해 표적 의심"
뉴욕·런던 등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
피습 가자지구 인명 구조 총력 팔레스타인 소방관들이 16일(현지시간) 무장 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무너져 내린 민간인 거주 건물의 잔해 더미 속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고 시신을 수습하는 작업에 진력하고 있다. 가자지구=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오후 AP통신과 알자지라 등 외국 언론사가 입주한 가자지구 건물이 이스라엘 공격에 무너졌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잘라 타워’에 미사일 6발을 퍼부었고, 13층 짜리 이 건물은 삽시간에 주저앉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AP통신은 미국 언론사이고, 미국은 이스라엘의 맹방이다. 이스라엘이 잘라 타워를 겨냥한 이유는 뭘까.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은 16일 “이스라엘이 잘라 타워에 하마스 세력이 잠복해 있다는 걸 입증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미국에 제시했고, 미국도 설명에 만족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와 아랍뉴스는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 측 소식통을 인용해 “잘라 타워 공격 1시간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건물 폭파 문제가 논의됐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건물 파괴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어제 우리는 잘라 타워에 있는 하마스 군사 기지를 목표로 삼았다”며 “하마스는 잘라 타워에서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무기를 제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공격 1시간 전 사전 경고를 했고, 충분히 대피할 시간이 있었다”며 민간인 보호에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했다. 하마스가 민간인 틈에 숨어 들어도 끝까지 공격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15일(현지시간) 무장정파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이 이스라엘로 향하고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입주 언론사들은 이스라엘군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게리 프루잇 AP통신 사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AP와 다른 언론사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파괴했다는 데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며 “이스라엘은 이 건물에 오랜 기간 기자들이 상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 건물에 15년간 입주해왔다.
왈리드 알오마리 알자지라 이스라엘 지국장은 “인명을 살상하는 자들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의 진실을 목격하고, 기록하고, 보도하는 언론을 침묵시키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가자지구 공습 비난… 美서 대규모 시위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려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및 지상군 투입을 비난하며 국제사회와 미국을 향해 “이스라엘 군부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보스턴=AFP연합뉴스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성명에서 “외신이 입주한 것으로 익히 알려진 건물을 공격한 것은 가자지구 상황에 대한 보도를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겨냥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정당한 이유를 구체적이고 문서화해 밝히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에 경악했고, 언론사 입주 건물 공격에 몹시 혼란스럽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6일 모여 가자지구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북쪽 베이트 하눈에서 14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건물이 파괴돼 폐허로 변한 지역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에는 이스라엘 군의 공습에 어린이 8명 등 일가족 10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희생자 유족은 아랍뉴스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무기도 없고 로켓포를 쏘는 사람도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저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식을 기념하는 무슬림 휴일)에 사촌과 놀 생각에 들떠 있었을 뿐”이라며 오열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충돌 일주일째인 16일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81명이고 이스라엘에선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팔레스타인 희생자 중 52명, 이스라엘 희생자 중 2명이 어린이다.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언론사까지 공격받자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고위 관리들을 더 제거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자지구 공격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대중 연설에서 “충돌의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며 “인티파다(반이스라엘 투쟁)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