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억울한 옥살이'..美 지적장애 형제에 "850억원 보상"

류원혜 기자 2021. 5. 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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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31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흑인 형제에게 배심원단이 847억원에 달하는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법원 배심원 8명은 전날 재판에서 형제 사이인 헨리 맥컬럼(57)과 레온 브라운(53)에게 각각 피해 보상금 3100만달러를 포함한 총 7500만달러(한화 약 847억원)의 지급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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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맥컬럼(왼쪽)과 그의 동생 레온 브라운./사진=뉴스1(노스캐롤라이너주 공공 안전국)

미국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31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흑인 형제에게 배심원단이 847억원에 달하는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법원 배심원 8명은 전날 재판에서 형제 사이인 헨리 맥컬럼(57)과 레온 브라운(53)에게 각각 피해 보상금 3100만달러를 포함한 총 7500만달러(한화 약 847억원)의 지급을 명령했다.

3100만달러는 억울하게 복역했던 31년간 1년에 100만달러씩 보상한다는 취지다. 배심원단은 여기에 정부가 징벌적 보상금으로 1300만달러를 추가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형제는 1983년 레드스프링스에서 11세 소녀를 강간, 살해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한 10대 소년이 뉴저지에서 이주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당시 맥컬럼은 19세, 브라운은 15세였지만 장애로 인해 지적 능력은 9세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형제는 각각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받고,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 교도소에서 31년간 복역했다.

맥컬럼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가장 장기 복역한 사형수라는 기록을 남겼다. 브라운은 감옥에 갇힌 이후 상태가 나빠져 현재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은 2014년 DNA 검사에서 두 사람이 진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석방을 결정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서 나온 DNA 성분이 다른 수감자의 것과 일치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이에 형제는 2015년부터 사법 집행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왔다. 변호인단은 이들이 경찰의 심문 과정에서 자백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일부 증거는 감추고 또 어떤 것들은 조작해 형제를 범죄 가해자로 몰아간 것으로 봤다.

변호인은 "배심원단은 형제가 (수사 과정에서)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두 형제는 가족들과 함께 밝은 미래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컬럼은 "나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며 "오늘날에도 감옥에는 죄없는 사람들이 많이 갇혀 있다. 그런 곳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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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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