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삼성 등 기업역할 더 커졌다"
퓰너 "기업이 경제동맹 주도"
햄리 "쿼드 합류, 한국에 달려"
◆ 韓美 정상회담에 바란다 (上) ◆
양국이 경제동맹으로 진전하기 위한 대표 주자로 삼성 등을 직접 예시로 든 것이다. 퓰너 창립자는 15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미관계는 삼성 등 한국의 글로벌 기업이 이끄는 최첨단 비즈니스 협력에 기반을 둔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소장은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기술 강국"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함께할 때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햄리 소장은 이어 "한국은 코로나19 초기에 미국에 큰 도움을 줬다"며 "이제 미국이 한국인들을 위해 백신 확보에 도움을 줄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에선 어떤 나라도 일방적인 반중(反中)이 될 수는 없다"면서 "쿼드(Quad) 합류 여부는 어디까지나 한국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 분야에선 한국이 키를 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현대차, SK, LG까지 한국 4대 그룹의 올해 대미 신규 투자 규모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드윈 퓰너는 "양국 간 무역을 강화하고 투자를 획기적으로 촉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경제동맹'이라고 표현하면서 "도전적인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한미 양국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이 대단히 많다"고 강조했다. 한미관계가 북한·중국 문제에 함몰돼선 안 되며 경제동맹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퓰너 창립자는 대북정책 조율과 더불어 한미동맹 자체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다음 단계의 대북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적절한 기회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입장은 한미 양국의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美 지한파 원로' 퓰너 헤리티지 창립자-햄리 CSIS 소장
"북핵·미사일 대화 문 열어두되
北도발에 공동대응 조율해야"
"아시아서 일방적 反中 어려워
미국 편들기 강요해서는 안돼"
매일경제신문은 한미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조야에서 대표적인 지한파 원로로 손꼽히는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을 15일 각각 인터뷰해 지상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현재 국제질서하에 한미동맹이 갖는 가치는 무엇인가.
▷퓰너 창립자=한국과 미국은 견고하고 밀접하게 연결된 강력한 동맹을 구축했다. 오랫동안 한국을 지켜봐온 관찰자로서 한미동맹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한 가장 강력하고 성공적인 관계 중 하나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미국의 개발 원조를 받았던 한국은 이제 의심의 여지없이 전 세계에서 가장 회복력과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됐다. 한국은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 가운데서도 매우 독특한 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햄리 소장=한미동맹은 동북아시아 안보와 평화의 토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국이 강하고 번영하며 자유롭고 독립적인 한 동북아는 평화롭다. 한미 양국은 계속 북한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자 기술 강국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꼭 논의해야 할 주제를 꼽는다면.
▷퓰너 창립자=한미관계는 이상(ideals) 공유, 인적 교류, 긴밀한 비즈니스 협력 등 세 가지 강력한 기둥으로 뒷받침되며 이것은 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한다. 한미관계는 '경제동맹'이다. 그동안 서로 약속을 잘 지켜왔으나 상호 협력할 수 있고 시도하지 않은 혁신적 방법이 아직 많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틀 안에서 양국 간 무역을 강화하고 투자를 획기적으로 촉진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오는 21일 정상회담은 양국 리더가 그간 공유해온 가치를 재확인하고, 지속적·실질적 동맹으로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햄리 소장=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한국이 백신 접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미국이 백신을 제공하는 문제로 알고 있다. 나는 이 같은 논의를 지지한다. 북한 문제도 양국 정상이 논의하겠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상세히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나 버락 오바마의 접근 방식을 따르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들의 전략이 무엇인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퓰너 창립자=이번 정상회담은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방향을 수립하는 데 기여해야 하지만 동시에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적절한 기회가 돼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얼마 전 대북정책 검토를 마쳤다. 미국의 재조정된 입장은 북한과 외교의 문을 열어두되 원칙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접근법이 한미 양국의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햄리 소장=바이든 정부는 대북 정책의 목표가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비핵화 방법론을 논의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도발적인 행동을 했을 때 한미 양국이 취해야 할 대응책도 조율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권유할 때 바람직한 대응은.
▷퓰너 창립자=한국은 현재의 도전을 수용하고 앞길을 개척하는 것이 미래를 진정으로 예측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지속시키는 원동력은 상호 이익과 공유 가치에 기반을 둔 '공동의 정신'이다.
▷햄리 소장=미국이 한국과 같은 동맹에 미·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큰 실책이다. 아시아에서 어떤 나라도 일방적인 반중(反中)이 될 수는 없다. 미국은 많은 정책적 문제에서 중국에 동의하지 않지만 역시 무조건적인 반중이 돼선 안 된다. 그런 맥락에서 '쿼드(Quad)' 합류 여부도 어디까지나 한국에 달려 있다. 다만 쿼드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상징한다.
―코로나19 대응이나 신기술 분야에서 한미 양국은 어떻게 협력해야 하나.
▷햄리 소장=한국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초기에 미국에 개인보호장비(PPE)를 제공하는 등 큰 도움을 줬다. 이제 미국이 한국 국민을 위해 백신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양꼬치엔 칭다오`…Qingdao는 표절입니다
- `윤석열` 얘기만 들리는 국민의힘 당대표 경쟁
- "왜 없앴지?" 검찰,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시끌`
- 주례없는 결혼식도 하는데…이름뿐인 1969년 `가정의례법` 어찌할꼬
- GTX-D 부천서 환승없이 서울직행…운행횟수 적어 `생색내기`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스멀스멀 떠오르는 엔비디아 ‘저평가론’
- “가상 부부의 인연에서 진짜 우정으로”… 김소은, 눈물 속 故 송재림 배웅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