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전 아파트 매물 쏟아진다더니"..압구정 42% 급감했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 예고에
재건축 기대·거래구역 지정
집주인들, 처분 대신 버티기
매물 사라지고 호가 껑충
전문가, 수급 불균형 우려
"집값 상승 자극할 수도"
서울 송파구에서 전세로 사는 김소영 씨(가명)는 최근 매수할 아파트를 알아보느라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새 집주인이 들어온다기에 다른 전셋집을 알아보다 지쳐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 싶어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단지마다 매물이 서너 개밖에 없는 데다 가격이 너무 높아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 급매가 더러 있었는데, 이달 들어 이마저도 사라졌다. 강남과 강북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에서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호가는 더 오르고, 아파트값이 비쌀수록 대출받기 어려워서 김씨가 가진 돈으로는 집을 살 수가 없다. 양도세 중과 전 매물이 쏟아진다는 정부 말만 믿고 집을 안 산 걸 후회 중이다.
문재인정부의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 정책에 서울 아파트 '매물 잠김' 현상이 현실이 됐다. 부동산 시장은 6월 1일을 앞두고 벌써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날을 기준으로 재산세가 부과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시행되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매매 기준 한 달 전보다 약 9% 줄었는데, 압구정동 매물은 42%나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급매로 시장에 출회되던 다주택자 매물이 5월 들어 자취를 감춘 데다 강남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매물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하반기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6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매매 기준 4만6925건으로 한 달 전(4만8514건)보다 약 3% 줄었다. 1년 전(7만7841건)보다는 40%나 급감했다.
이 때문에 압구정 매물이 급감하고 호가는 껑충 뛰었다. 압구정 아파트 매물은 매매 기준 367건으로 한 달 전(635건)보다 42%나 줄었다. 1년 전보다는 67% 급감했다. 압구정 3구역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재건축이 본격 추진되면 매물은 원래 잠기는데, 지금 압구정 현대1·2차 아파트에서 가장 작은 43평짜리 매물은 하나밖에 없으니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면적 161㎡는 지난달 53억7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신고가는 작년 11월 41억원이었다. 압구정동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목동, 여의도가 속한 양천구와 영등포구 아파트 매물도 줄었다. 양천구 매물은 매매 기준 1765건으로 한 달 전(1906건)보다 7% 줄었고, 영등포구도 2168건으로 한 달 전(2290건) 대비 5% 감소했다.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데다 해당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자 거둬들인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6월부터는 주택 보유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 당분간 강남을 중심으로 매물 잠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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