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휴가 도입 앞둔 금융권, 규모·업권 따라 '온도차'

이병철 2021. 5. 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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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 하반기에 직장인을 포함한 일반 국민(18~64세)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금융권에서 '코로나19 백신 휴가'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결정해 백신휴가를 도입하라고 권고했지만 시중은행들은 산별노조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휴가 의무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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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7월 전 협상 마무리"
시중銀 도입땐 계열사도 적용할듯
대형 카드사는 이미 도입한 곳도
비용부담에 중소 금융사는 회의적

정부가 올 하반기에 직장인을 포함한 일반 국민(18~64세)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금융권에서 '코로나19 백신 휴가'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결정해 백신휴가를 도입하라고 권고했지만 시중은행들은 산별노조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휴가 의무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휴가 도입에 대해 업권과 규모에 따라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논란을 낳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은행권의 코로나19 백신 휴가 의무 도입을 요구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권고 사항을 의무 사항으로 바꾸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며 "은행은 공공의 성격을 갖고 있어 코로나19 백신 휴가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협의측 역시 "금융노조가 요구해 협상 안건으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노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없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백신휴가 도입은 금융권 전반으로 전파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18세~64세의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3·4분기에 접종을 하게 된다. 이달 27일부터는 네이버·카카오 지도 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미이행'(No-show)' 물량을 당일 접종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대기업 계열의 카드사들은 한발 앞서 백신 휴가를 도입했다. 카드업계에서 가장 먼저 유급휴가를 도입한 곳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이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3사는 백신 휴가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통상 백신 이상반응이 접종 후 10~12시간 후 발현되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한 다음날 백신휴가를 부여하고, 접종당일에도 대기·접종 시간 등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이달 백신 휴가를 도입했다. 접종일 포함 최장 3일간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내부적으로 검토를 시작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 백신 수급일정이 다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 수급 상황을 보며 유연하게 (유급휴가를)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직 백신 접종 유급휴가를 도입한 곳은 없지만 저축은행 업계 분위기도 비슷하다.

현재는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등이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등을 간과할 수 없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저축은행 근무 직원들 중 백신 접종 대상 연령대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연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백신휴가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게 되면 금융그룹 내 소속된 다른 계열사들도 자연스럽게 백신휴가를 받아들 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협상력이 약하거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금융사들은 유급 백신 휴가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급 백신 휴가도 금융사 입장에서는 비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회사의 규모 차이 등으로 백신휴가도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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