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개입? 헛발질' 비판에 황보승희 "물증없지만.."
임혜숙 과기부장관 김여사 배후설에 청와대·민주의원들 "품격 지키라…가짜뉴스 사과하라"
황보승희 의원 "임명 납득 안돼 영부인 개입 합리적 의심"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명 강행 뒤에 김정숙 여사가 있다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주장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근거없는 의혹제기라며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황보승희 의원은 물증은 없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임명이 너무 납득되지 않아 합리적 의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 장관 임명을 두고 “임혜숙 후보자 관련 의혹은 14”라며 “가족동반 출장 13회, 제자 논문에 남편 이름 올리기 18번, NST 채용 절차 위반, 다운계약서 작성 등 비리백화점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황보 의원은 “여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사퇴해야 할 후보로 언급됐을 정도”라고 썼다. 특히 황보 의원은 “임혜숙 장관 임명 강행 뒤에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능력 부족과 도덕적 흠결에도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장관이 되고, 인사권도 없는 영부인이 추천해서 장관이 될 수 있다면, 어느 누가 장관으로서 자기관리와 역량을 키우려고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김정숙 여사의 관련성에 대한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청와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4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SNS메신저에 올린 공지를 통해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배경과 김정숙 여사를 언급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의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제1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말 정치를 막 한다, 황당 그 자체”라며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구체적 근거도 없고, 어디서 들었다는 것이 전부”라며 “대통령에 비상식적 공격을 일삼다보니, 헛발질을 제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영부인에 대한 공격인데, 근거는 없고, 카더라 뿐”이라며 “무조건 지르고 보자는 심보가 참 고약하다”고 썼다. 청와대 인사시스템에는 영부인이 사사롭게 개입할 여지가 1%도 없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즉각 사과하는 것이 초선으로서의 해야할 최소한의 양심”이라며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도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같은당의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16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근거 없는 낭설, 비방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국회를 가짜뉴스 생산지로 전락시키려느냐”고 반문했다. 한 원내대변인은 “근거 없는 낭설을 던지고 언론은 이를 확대 재생산하고, 검증은 국민에게 떠넘기냐”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황보 의원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언론에 대해서도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는 무책임한 언론보도와 가짜뉴스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 발언에 책임지는 국회, 보도에 책임지는 언론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물증이나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납득하기 힘든 임명 강행에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합리적 의심을 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황보 의원은 1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인근에 그런 얘기 떠돌아서 쓴 것인데, 물증이 있느냐면 그렇지는 않다”며 “그런 얘기가 많다. (김정숙 여사가) 여성 장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말씀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래서 영부인이 역할이 컸을 것이라고 의심했다”고 밝혔다. 황보 의원은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 1명만 낙마시키기로 한 뒤 국회에서 여당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김 여사에 대한 설이 있고, 그래서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모든 것을 근거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근거가 없다는 청와대 비판에 황보 의원은 “그런 얘기가 많은데, 청와대가 그렇게(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것 아니냐”며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품격을 갖춰달라는 정만호 소통수석의 비판에 황보 의원은 “이런 부분에 의혹이 있다고 얘기하는 게 무슨 품격 훼손이냐”며 “내가 사실이라고 (단정)한 것도 아니고, 사실이 아니라고 입증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숙 개입설을 제기한 것은 임 장관 임명에 납득이 안되니, 그런 설이 정말 근거있는 얘기일 수 있겠다고 합리적 의심을 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책임지라, 사과하라고 촉구한 것에 대해 황보 의원은 “가열차게 대응하는데, 영부인 언급에 이렇게 화들짝 하는 이유가 뭐냐”며 “아니라고 하면 됐지 2,3탄을 내놓는 반응을 보니 더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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