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성장에 네이버·쿠팡 반격..플랫폼 전선 넓어진다
무료 반품·교환서 당일 배송까지
무신사·마켓컬리·오아시스 등은
전문 영역외 카테고리 확장 나서
'종합몰 vs 버티컬' 경쟁 양상으로
네이버와 쿠팡 등 종합 e커머스 업체들이 버티컬 플랫폼 시장 잠식에 나섰다. 특정 상품 카테고리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자 종합몰들이 잇달아 이들의 영역을 넘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결국 e커머스 시장을 둘러싼 플랫폼 간 전쟁이 ‘종합몰 대 버티컬’ 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버티컬 플랫폼들의 차별화 전략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유통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초 백화점 윈도와 아울렛 윈도 상품들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교환’ 서비스를 도입했다. ‘무료 교환·반품’ 배너가 걸린 상품들을 구매할 경우 100% 반품·교환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약 640여 개의 스토어가 참여 중이다. 배송은 각 판매자가 이용하는 업체들이 담당하며, 네이버가 반품 비용을 일정 부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의류 상품의 특성상 사이즈·색상 등의 이유로 교환·반품이 잦은데 이용자들에게 편리한 혜택을 제공하고, 판매자 매출에도 도움이 되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판매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패션에 약하다’는 수식어가 뒤따르던 쿠팡도 최근 패션 프리미엄 전문관 ‘C.에비뉴’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4월 론칭한 C.에비뉴는 쿠팡이 엄선한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상품을 모아둔 곳으로, 무료 배송·반품 서비스 제공을 기본으로 한다. 론칭 초기 100여 개에 불과했던 브랜드 수가 최근 977개로 증가했으며, 최근 패션 플랫폼 ‘서울스토어’와도 브랜드 확대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명품 뷰티 영역으로도 진출, 맥·바비브라운 등 6개 뷰티 브랜드들이 신규 입점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도 모바일 패션 백화점을 콘셉트로 올해 초 ‘패션스퀘어’를 오픈했다. 국내외 유명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단독 할인 △단독 상품 판매 △신제품 론칭쇼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패션 품목에 대한 객단가(결제 건당 구매액)는 평균 7% 올랐다.
업계에서는 버티컬 플랫폼에 못지않은 종합몰들의 이 같은 전문적인 서비스 확장이 기존 버티컬 플랫폼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종합몰들은 버티컬 플랫폼에 비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좋아 프로모션 효과나 매출 측면에서 판매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네이버에 따르면 스타일 윈도의 지난달 거래액은 전년 대비 117% 성장했고, 패션·뷰티 관련 브랜드스토어들의 1분기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70% 증가했다. 또 패션 브랜드 ‘온앤온’의 경우 ‘브랜드데이’ 마케팅을 통해 하루 8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고트’도 네이버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를 통해 한 시간 동안 2~3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종합몰들은 패션뿐만 아니라 식품이나 명품 카테고리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식품은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마켓 등 버티컬 플랫폼들의 전문 영역으로 인식돼왔지만, 네이버나 쿠팡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쿠팡의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네이버는 ‘장보기’ 서비스에 홈플러스·GS프레시몰 등에 이어 신세계·이마트 상품들도 입점시키고, 당일·익일 배송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명품 분야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즐겨 찾는 머스트잇·발란 등의 버티컬 플랫폼이 지난해 폭풍 성장하며 주목받았던 가운데 종합몰들도 기존 유통 업체들과 손잡고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신세계와 지분교환을 한 네이버는 다음 달 ‘럭셔리 부티크관(가칭)’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내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종합몰들의 확장세에 맞서 기존 버티컬 플랫폼들도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전문 영역 외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종합몰로 이탈하는 이용자들을 잡기 위해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무신사는 오는 2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패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한다. 하반기에는 명품 시장으로도 발을 넓혀 ‘부티크 무신사’를 론칭할 예정이다. 지그재그는 지난 3월 무료배송 ‘제트온리’를 선보이며 배송 경쟁력 강화에 나섰고, 7월 카카오에 인수된 후에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켓컬리나 오아시스 등 식품 전문 플랫폼들은 비식품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비식품 비중을 25%로 확대한 마켓컬리는 조만간 인기 특급호텔들의 숙박권 판매에도 나설 예정이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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