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데이터 안심구역에서 신사업 마음껏 펼치세요
공공·민간서 60종 데이터 공급
안전한 데이터 분석환경 제공
데이터바우처 거래체계 통해
잠자던 데이터는 수면 위로
수요기업은 새로운 사업 창출
"데이터 안 쓰고 살 수 없다면
안전하게 잘쓸 방법 고민해야"
민기영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원장은 지난 3년간 대한민국 데이터 산업의 변화를 가장 체감하는 사람 중 하나다. 2018년 취임 초기에는 혹자들이 '스마트폰 무제한 요금제의 그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이냐'라고 물을 만큼 데이터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누구도 데이터가 무엇인지 묻지 않는다. 그 사이 대한민국의 비전은 '데이터 경제'가 됐고, 데이터 이동권과 주권이 사회적 담론이 됐으며, 데이터 라벨러 같은 신종 직업도 생겼다.
데이터산업진흥원은 민 원장 취임 직후 사업 규모를 수십 배 늘렸고 지난 3년간 데이터 활용 확산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왔다. 대표적인 성과가 '데이터 바우처' 사업이다. 데이터 바우처란 데이터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을 매칭하고, 정부 지원금을 '바우처'로 지급해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공급기업은 잠자던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수요기업은 데이터를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데이터 바우처 사업이 성공하면서 비슷한 정부 지원 사업이 잇달아 신설되기도 했다.
국민에게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데이터산업진흥원과 민 원장의 공이다. 그전까지는 누구도 감히 데이터를 거래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모아봐도 어디에 써야 할지, 사고팔려면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지도 몰랐다. 민 원장은 "원하는 데이터를 사고판다는 것은 '수확하고 싶은 농작물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것'과 같다. 그전까지는 무작정 이 산, 저 산에 올라가서 산삼을 찾아 헤맸다면, 지금은 산삼 씨앗을 뿌려 키우는 시대가 됐다"고 비유했다.
민 원장은 데이터 바우처 사업에 대해 "올해 지원 사업 공모를 지난달 마감했는데, 총 2580건 지원에 6000건 넘게 접수됐다. 특히 인공지능(AI) 가공 부문은 경쟁률이 3대1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면서 "2019년부터 꾸준히 지원 규모를 늘려왔고 정보통신기술(ICT)을 넘어 다른 분야까지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데 기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크라우드소싱 방식을 도입해 2019년 800여 명이었던 데이터 직무 인력과 크라우드워커 등 참여 인력이 2020년 7400여 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무엇보다 데이터 바우처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민 원장은 기억에 남는 성과로 '내프터(수요기업)'와 '엘렉시(공급기업)'를 꼽았다. 그는 "내프터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의 생체신호를 분석해 의료비 절감과 노인 독거사를 방지하는 응급알림서비스를 개발했다"며 "3년 업력의 소상공인 단계에 있던 이 회사는 공급기업 엘렉시의 심장박동 등 생체정보 데이터를 받아 AI 학습 모델의 안정성과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고 한국형 심전도 분석 고도화를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산업진흥원은 바우처 외에도 '데이터 스토어'를 구축해 데이터를 중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데이터산업진흥원 본사에서 운영하는 '데이터 안심구역' 확산이다.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1인 기업, 연구자 등을 위한 '데이터 놀이터' 같은 공간이다. 민 원장은 "기업이나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려고 해도 보안이나 유출 등을 염려해 주저하지 않나. 이런 데이터를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데이터 분석 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 민간에서 총 24개 기관이 60여 종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작년 한 해에만 이용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그는 "지난주부터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정보통합분석시스템이 연계됐다"며 "이제 안심구역에 오면 총 4개의 분석센터(통계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고용정보원)를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의 분석센터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3년간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민 원장은 '데이터진흥 2.0'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과 기업에 데이터가 '필수재'가 된 만큼 더 이상 데이터 활용을 두려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민 원장은 데이터를 4차 산업혁명 성공의 문을 여는 열쇠에 비유했다. 그는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기반의 기계화, 2차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대량생산, 3차는 인터넷이 촉발한 정보화혁명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기반 AI 혁명'이 아닌가 한다"며 "데이터를 안 쓰고 살 수 있다면 몰라도, 피할 수 없다면 안전하게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She is…
△1968년 서울 출생 △연세대 컴퓨터공학 석사 △연세대 기술정책협동과정 박사 수료 △대통령비서실 업무혁신비서관 △포스코ICT 기업문화혁신팀 이사보 △포스코경영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상무보 △씨플랫폼서비스 대표 △2018년~현재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
[신찬옥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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