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뒤 필러시술자 극소수 '얼굴 부어오름'.."쉽게 치료 가능"

김지훈 2021. 5. 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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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참가자 3만명 중 필러시술자 2명서 보고
전문가 "인과 관계 확인 안 돼..접종에 문제 없어"
지난 12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군·경, 민간유통업체가 참여해 열린 모더나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모의 백신 용기를 훈련 참가자들이 확인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상반기 도입이 예정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참가자 3만명 가운데 필러 시술을 받은 2명에게서 ‘얼굴 부어오름’(종창) 이상반응이 발생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도 화이자 백신 접종 뒤에 필러 시술 이력이 있는 사람은 얼굴 부어오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제품 주의사항과 환자용 안내서에 기재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가 극소수인 데다 설령 발생한다 해도 쉽게 치료가 가능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에서 진행한 모더나 백신의 임상시험에서 참여자 3만여명 가운데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필러 시술 경험이 있는 2명에게 얼굴 부어오름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필러 시술은 히알루론산 등을 얼굴에 주입해 꺼진 부분을 채우거나 볼이나 이마를 도톰하게 하는 등 미용 목적으로 이뤄지는 시술이 대부분이다. 다만 이들은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는 시점에선 대부분 회복 중이었다.

모더나 백신은 세 차례 열리는 식약처의 전문가 자문 절차 가운데 두 번째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지난 13일 감염병·약학 등 외부 전문가 14명이 참여한 중앙약심위에선 얼굴 부어오름 보고 등을 모두 검토한 뒤 “모더나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인정돼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세 번째 단계인 최종점검위원회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리면 사용이 최종 허가된다. 오일환 중앙약심위원장(가톨릭의대 교수)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필러 시술이 기저질환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지만 필러 시술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난다고 말하기엔 극소수의 사례로 통계 수치가 부족해 보다 많은 임상 사례가 있어야 연관 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얼굴 종창을) 사용상 주의사항에 기재할 예정이고, (허가 후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면밀하게 관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얼굴 부어오름 이상반응은 모더나와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인 화이자 백신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유럽의약품청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는 지난 7일 같은 화이자 백신 접종 뒤에 필러 시술 이력이 있는 사람은 얼굴 부어오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제품 주의사항과 환자용 안내서에 기재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이런 권고에도 불구하고 접종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는 판단엔 변경이 없다고 밝혔다. 이상반응은 예방접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 또는 질병을 말하는 것으로 예방접종과 시간적 관련성만 있을 뿐 인과 관계가 확인된 부작용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 이상반응이 드물게 발생하는 데다 쉽게 치료도 가능해 백신 접종을 꺼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헤르루프 룬 미국 미용성형외과학회 회장은 미국 내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 뒤 안면 필러 시술 부위 부어오름 이상반응 3건이 보고된 것과 관련해 “이 사례들은 매우 드물게 일어났고, 모든 반응이 경증이었으며, 경구 스테로이드 또는 항히스타민제로 빠른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입원을 필요치 않았고,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장기적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도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 반응이 필러 삽입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염증 반응이 나타났을 때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된다”며 “어깨 접종 부위에 부어오름이 나타난다고 백신을 맞지 않는 게 아니듯이, 국내 접종자들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도 “인과 관계가 자명하지 않아 접종에 특별히 문제가 될 거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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