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9% 블루수소 '개봉박두'.."매일 넥소 600대 충전"

서산(충남)=최민경 기자 2021. 5. 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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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공장에 들어가는 원료는 시장 상황에 따라 납사(나프타)를 쓸 수도 있고 LNG(액화천연가스)나 LPG(액화석유)를 쓸 수도 있습니다. 공장 내부에서 1000℃ 이상의 흡열반응을 거치면 이 원료들이 수소와 CO₂(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됩니다. 고순도 정제과정을 거쳐 불순물을 걸러내면 수소차에도 연료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차용 수소는 순도 99.999%가 필수적이어서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인근 유휴부지에 이달 중으로 고순도 수소정제설비를 착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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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제3수소제조공장, 고순도 수소정제설비 방문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제3수소제조공장/사진=최민경 기자


"수소공장에 들어가는 원료는 시장 상황에 따라 납사(나프타)를 쓸 수도 있고 LNG(액화천연가스)나 LPG(액화석유)를 쓸 수도 있습니다. 공장 내부에서 1000℃ 이상의 흡열반응을 거치면 이 원료들이 수소와 CO₂(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됩니다. 고순도 정제과정을 거쳐 불순물을 걸러내면 수소차에도 연료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찾은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의 제3수소제조공장은 수소 생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2010년 지어진 제3수소제조공장은 현대오일뱅크 수소공장 중 가장 큰 생산거점이다. 축구장 1.5배 규모(1만2750㎡) 부지에 지어진 5층 높이의 건물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하는 수소는 연 10만톤. 현대오일뱅크가 한해 생산하는 수소(20만톤)의 절반에 달한다.

공장 꼭대기에서 원료를 밑으로 내려보내 개질(reforming) 과정을 거치면 수소가 만들어진다. 원료는 생산 당시의 가격에 따라 납사, LNG, LPG 등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수소 제조 반응은 흡열반응이기 때문에 공장 내부는 1000℃ 이상의 가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열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촉매가 든 반응기를 튜브 형태로 잘게 쪼개 흡수 면적을 넓혔다.

현대오일뱅크 수소제조공장 내부. 흡열반응을 위해 1000℃ 이상의 온도를 유지 중이다./사진=최민경 기자


수소제조공장 바로 옆에는 수소를 정제할 수 있는 PSA(압력변동흡착용기)가 있다. 압력을 높이면 분자량이 높은 이산화탄소나 탄화수소 등 불순물을 흡착하고 압력을 낮추면 탈착할 수 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압력을 바꾸면서 순도 99.9%의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PSA에서 걸러진 이산화탄소는 탄산이나 드라이아이스 등으로 재활용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수소는 그동안 대부분 원유정제공정에 다시 투입됐지만 앞으로는 친환경 에너지 연료 자체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수소가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월 수소 생산부터 수소연료전지·충전소 등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상했다.

현대오일뱅크 고순도 수소정제설비가 들어설 부지. 초록색 펜스 공간을 밀어버리고 5월부터 착공에 돌입한다. 7월 가동이 목표다./사진=최민경 기자


수소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소 중 일부는 앞으로 수소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에 공급된다.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차용 수소는 순도 99.999%가 필수적이어서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인근 유휴부지에 이달 중으로 고순도 수소정제설비를 착공하기로 했다.

설비가 6월 말 완공돼 7월부터 운영되면 수소 정제량이 하루 3000㎏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소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2~3개소의 수소 충전소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한 친환경 블루수소를 2025년까지 연 1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최초로 이산화탄소와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연 60만톤 규모의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공장도 구축할 예정이다. 탄산칼슘은 건축 소재, 유리·종이 등의 원료로 쓰인다. 태경그룹과 협력해 오는 7~8월 파일럿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제조 과정에서부터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수소 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홍인수 현대오일뱅크 기술기획팀장은 "중동 등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데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로 이뤄져 탄소 발생 없이 수소로 변환될 수 있다"며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명현 기술부문장(상무)은 "이렇게 생산한 수소로 연료전지 발전용 수소 공급도 검토 중"이라며 "남동발전측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3년부터 20㎿(메가와트) 이상 규모의 연료발전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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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충남)=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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