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저항 시인의 죽음.. 괴한이 휘발유 붓고 불 질렀다
미얀마 군부 정권 반대 활동을 해왔던 시인이자 민주화 운동가가 지난 14일 테러를 당해 사망했다. 범인은 피해자에게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살해했다.
미얀마 언론 미얀마 나우는 미얀마 북서부 사가잉 지역 몽유와시에 거주하던 세인 윈(60)이 14일 이유 없이 공격당해 사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윈의 친구 타잉 아웅은 이날 오전 윈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윈에게 휘발유를 붓고 몸에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인이 띤잔 축제(미얀마에서 명절 ‘띤잔’을 맞아 서로에게 물을 뿌려대는 축제) 때처럼 윈에게 휘발유를 뿌렸다”고 했다.
윈은 곧바로 몽유와 종합병원에 이송됐지만 14일 밤 사망했다. 아웅은 “(윈이) 다리, 손, 머리를 비롯해 거의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며 “얼굴은 새까맣게 탔고 손과 발의 피부는 벗겨져 있었다”고 했다. 테러를 가한 범인은 인근 지역 주민으로 밝혀졌지만 경찰은 아직까지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윈은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끌던 정당 국민민주주의연맹의 오랜 지지자였다고 한다. 1988년 미얀마 군부 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때부터 정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1990년에는 당을 위해 선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윈은 몽유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도 참가했다. 윈의 지인은 “윈은 정직하고 적극적인 활동가였다”며 “이번 공격은 개인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저명 인사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시인 크 자 윈과 찌 린 아이는 지난 3월 거리 시위 도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시를 써 군부를 비판한 시인 켓 띠는 지난 9일 군경에 끌려간 후 하루 만에 장기가 제거된 시신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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